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방중 기간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우리 기업의 폭넓은 참여를 요청하며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주요 한 축인 ‘신북방정책’에 본격 시동을 건다. 특히 15~16일 이틀간 중국의 일대일로 및 서부개발 거점인 충칭(重慶)을 찾는 것은 그 의미가 각별하다.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한 아세안을 비롯, 중앙아시아와 중동·아프리카 등과의 교역을 통해 지나친 중국경제 의존도를 낮추고, 일대일로에 흡수될 수 있는 아시아 국가의 경제산업지도에서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펼쳐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중국의 경제정책을 실질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리커창 총리를 만나 경제 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 FTA가 오는 20일 발효 2주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서비스·투자분야의 후속 협상 개시가 선언될 전망이다.
이번 한·중 FTA 2단계 협상의 주목할 점은 개방방식의 변화다. 현재 한·중 FTA에서 서비스·투자 부문은 포지티브 방식(원칙적으로 금지하되 명문화한 부분만 개방)을 채택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이를 네거티브 방식(원칙적으로 개방하되 명문화한 부분만 금지)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2단계 협상에서는 관광·물류·전자상거래(인터넷 및 모바일)·콘텐츠 등의 개방 여부와 수준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에 따르면, 현재 중국은 전체 155개 서비스 분야 중 우리나라에 90개 분야를 개방했다. 이 가운데 데이터프로세싱과 금융정보 제공, 교환 서비스 등 6개 분야를 완전히 개방했고, 환경서비스와 엔터테인먼트 등 84개 분야는 제한적으로 개방한 상태다. 군사안보, 병원서비스, 요양서비스, 연구·개발(R&D) 등 65개 분야는 개방하지 않았다.
한국이 중국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는 서비스 분야는 영화·드라마·음악·공연 등 한류부문과 물류·유통 분야가 꼽힌다.
법률·관광·금융·의료·헬스케어 분야도 이번 협상을 통해 한 단계 높은 개방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방중 기간인 15~16일 이틀간 중국의 일대일로 및 서부개발 거점인 충칭을 찾아 그곳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 현장을 방문하고 격려한다. 충칭은 1940년부터 1945년 해방을 맞을 때까지 김구 주석이 이끄는 임시정부 청사가 있었던 곳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충칭 방문에 대해 "임시정부 건물과 광복군 주둔지 터 등 역사적인 기념비적 장소가 있고 현대자동차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곳"이라며 "그뿐만 아니라 시 주석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중국 일대일로의 출발점으로서 시 주석을 배려하는 의미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충칭에서 우리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대 중국 투자 현황을 우회적으로 중국 측에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이 문 대통령의 충칭 방문에 동행할 것인지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