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하한담冬夏閑談] 대설(大雪)과 리더(Leader)

2017-12-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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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용 성균관대 초빙교수

내일은 눈이 많이 온다는 대설(大雪)이다. 조선후기 임연당(臨淵堂) 이양연(李亮淵, 1771~1853)은,

穿雪野中去(천설야중거) 눈 덮인 들길을 뚫고 갈 때
不須胡亂行(불수호란행) 모름지기 마음대로 가지 마라
今朝我行跡(금조아행적) 오늘 아침 내 발자취가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마침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라는 한시(漢詩) '야설'(野雪)을 지었다. 김구(金九) 선생이 애송해서 더 유명해진 시로, 서산대사(西山大師)의 작품으로 잘 못 알려지기도 했다.

밤새 많은 눈이 내린 들길은 먼저 걸어간 사람의 발자국이 그대로 남는다. 뒤에 가는 사람은 먼저 간 사람의 발자국을 따라 갈 것이다. 먼저 간 사람이 바르게 걸어갔다면 뒷사람도 바르게 따라갈 것이고, 먼저 간 사람의 발자취가 어지럽다면 뒷사람의 발자취도 어지러울 것이다.

이렇듯 이 시는 먼저 간 선구자(先驅者)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노래하고 있다.

‘리더의 부재’라는 말이 있다. 정치판에서, 공직 사회에서, 일반 회사에서 대중을 잘 이끌어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진정한 리더가 필요한 시기다. ‘대장 김창수’라는 영화를 적지 않은 사람들이 본 이유도 거기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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