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전문가들은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국민연금 본래 취지인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되찾을 수 있게 소득대체율 인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금운용본부 개혁도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로 꼽힌다. 국민 노후자금 운용에 정치적인 압력이 작용하지 않게 기금운용의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기금운용본부를 국민연금에서 분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4일 유호선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은 “적정성 측면에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45%까지 올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소득대체율은 은퇴 전 받던 평균 소득 대비 국민연금 수령액 비율을 말한다. 제도 도입 첫해인 1988년에는 70%였지만 재정 부족을 이유로 1999년과 2008년에 개편이 이뤄졌다. 그 결과 매년 0.5%포인트씩 낮아져 2028년엔 40%까지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기금운용 제도 역시 대대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기금운용 독립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구 사무국장은 “앞선 정부처럼 정치권이나 자본세력이 국민 노후자금을 악용하는 일이 없도록 기금운용의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찬 고려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는 국민연금 기금운용공사 설립과 기금운용위원회 개편 두 가지 안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기금운용본부를 국민연금공단에서 분리해 ‘국민연금기금운용공사’로 확대 개편해야 한다”면서 “새로 설립되는 공사는 운영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이 아닌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사 외부가 아닌 공사 내부기관으로 개편할 것을 제안한다”면서 “운용위원회 사무국 역할은 공사가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기범 명지대 교수 역시 기금운용본부 분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 교수는 “국민연금은 평균적 국민의 이해관계를 가장 잘 반영하는 방향으로 운용해야 하고, 지배구조 역시 그런 원칙에서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실제 국민연금 지배구조를 둘러싸고 그동안 많은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과거 형태로 유지되면서 국민 노후자산이 정치적 목적에 이용됐다는 게 반 교수의 지적이다.
반 교수는 “기금운용본부를 국민연금에서 분리해 별도 공사를 설립하고, 독립적으로 자산운용 전 과정을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복지부는 수탁자 기능을 기금운용공사에 이전하고, 위탁자로서 기금운용공사를 견제·관리하는 역할만 수행하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