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시대 먹거리 뭘로 키우나

2017-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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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예산 증가율 하락세

[그래픽=아주경제DB]


새로운 기술을 창출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연구·개발(R&D) 예산 증가율이 매년 줄고 있다. 투자 규모는 외형적 성장을 이룬 것으로 비춰지지만 증가폭 둔화가 두드러진다. 자칫하다간 연구자 사기를 꺾고 미래 먹거리 연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 R&D 예산은 △2007년 9조8000억원 △2008년 11조1000억원 △2009년 12조3000억원 △2010년 13조7000억원 △2011년 14조9000억원 △2012년 16조원 △2013년 16조9000억원 △2014년 17조8000억원 △2015년 18조9000억원 △2016년 19조1000원 △2017년 19조4615억원으로 매년 확대됐다. 그리고 내년 R&D 예산(19조6338억원)은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증가율을 보면 2007~2010년 매년 10%대 증가율을 보였으나, 2010~2017년에도 3~8% 증가율을 유지하다 최근 들어 0.9%로 떨어졌다. 2013~2017년 연평균 증가율은 3.6%다. 내년 R&D 예산 증가율 0.9%는 다른 분야와 비교할 때 굉장히 낮은 수준인 것이다.

내년 예산안이 429조원에 달하는 '슈퍼예산'으로 편성됐지만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R&D 사업 예산은 올해보다 약 0.9% 소폭 늘어난 수준에 그쳤다. 물가인상률과 인건비 인상을 감안하면 사실상 삭감에 이르는 수준이다. 전체 정부 예산은 7% 이상 늘어나지만 복지와 국방 등 재정 소요가 늘면서 R&D 투자는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검토보고서에선 향후 5년간 정부 총지출 증가율보다 R&D 재정투자 증가율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려는 정책 적정성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R&D 예산 지출 확대보다 효율화가 시급하다는 최근 예산 편성 기조를 그대로 반영했다는 입장이지만 성장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감은 여전하다.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로 창조경제를 구현해 경제성장을 견인하겠다던 박근혜 정부에서부터 문재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정부 R&D 예산 증가폭은 둔화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임기 동안 R&D 예산 4조9000억원을 늘린 반면, 박근혜 정부는 2조3000억원에 그쳤다. 연평균 R&D 예산 증가율은 종전까지 10%를 웃돌았는데, 박근혜 정부 때 3%대로 하락했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는 국민소득을 늘려 경제성장을 이루겠다는 소득주도 성장과 기업 등 혁신을 촉발하는 혁신주도 성장을 내세웠지만 두 바퀴가 맞물리지 못하고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일각에선 "새 정부 소득 주도 성장(수요 측면)과 혁신 주도 성장(공급 측면)이라는 두 바퀴가 균형을 이뤄 잘 굴러가야 하는데 비대칭적"이라면서 "소득 성장 대책은 구체적인 반면 혁신 성장 대책은 추상적이고 엉성해 지속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한다.

특히 전 세계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표현되는 기술적 변화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만성적인 정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래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해외 기술력보다 한참 뒤처져 있으며 사물인터넷, 3D프린팅, 스마트그리드, 자율주행차, 지능형 로봇 등 세계에서 1등이라고 내놓을 만한 것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미국, 일본, 독일 등은 일찌감치 4차 산업혁명에서 선두주자로 올라섰다. 우리나라는 이런 기술을 실용화시키는 데 5년 이상 뒤처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결국 R&D 예산 증가율 둔화는 연구자의 사기를 꺾고 미래 먹거리 연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일정 부분 혁신의 길을 열어줘야 하는데 이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면서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창출하고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손병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부원장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기초연구 확대, 사회문제 해결 등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R&D 효율화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신규 재원이 필요하다"며 "선제적인 R&D 투자로 정부와 민간이 함께하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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