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경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주요 매체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의 불화설이 불거진 게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아 틸러슨 장관의 퇴출은 사실상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즈(NYT)와 CNN 등 주요 외신들은 11월 30일(현지시간) 복수의 백악관 소식통들을 인용하여 백악관이 이르면 올해 안에 틸러슨 장관을 경질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틸러슨 장관의 후임으로는 CIA(중앙정보국)의 마이크 폼페오 국장을 앉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오 국장의 자리는 톰 코튼 아칸소 공화당 상원의원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30일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렉스는 여기 있다'고 말했듯이 이 시기에 인사 발표는 없다. 틸러슨 장관은 계속 국무부를 이끌 것이며 전 내각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성공적인 트럼프 행정부 첫 해를 마무리하는 데 전력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 역시 이번 인사교체를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틸러슨 장관이 계획대로 다음 주에 유럽 방문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틸러슨 장관의 경질설이 거듭 불거진 것은 북한이 미국 전역을 사정권에 놓는 것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에 나서는 등 미국의 안보 위협이 한층 고조된 시기와 맞물렸다.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이 북핵문제 해법을 두고 갈등이 첨예해졌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둘은 북핵문제 외에도 이란 핵협상, 중동 분쟁, 파리 기후협약 등과 관련해 정책적 충돌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위기가 높은 때일수록 틸러슨 장관의 안정적인 외교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밥 코커 테네시 상원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는 국무장관에 틸러슨과 같은 사람을 필요로 한다. 특히 전 세계가 뜨겁게 달아오르는 시점에선 더욱 그렇다. 틸러슨은 신중한 전략가”라면서 틸러슨 장관을 옹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