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천주교 찾아 교황발언 '인용실수' 해명… 사실상 사과

2017-11-2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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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민정수석, 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윤리위 이용훈 주교 예방…청와대 가톨릭신자모임 '청가회' 회장 박수현 대변인 동행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천주교 수원교구를 찾아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위원장 이용훈 주교(수원교구장)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조 수석은 지난 26일 페이스북 청와대 계정 등에 올린 영상을 통해 낙태죄 폐지와 관련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단계라는 입장 등을 발표하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신중절에 대해 '우리는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고 말했다. 이에 천주교는 조 수석이 교황의 발언을 왜곡해 인용했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사진은 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용훈 주교, 조 수석,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 지영현 신부(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이동익 신부(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총무). 2017.11.29 [천주교 수원교구 제공 = 연합뉴스] 



청와대는 29일 천주교계와 만나 ‘낙태죄 폐지’ 국민청원 답변하면서 프란차스코 교황의 발언을 왜곡했다는 논란에 대해 인용 과정의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사실상 사과 입장을 표명한 셈이다.

논란의 당사자인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청와대 가톨릭 신자 모임 '청가회' 회장인 박수현 대변인은 이날 오후 경기도 수원지 장안구 소재 천주교 수원 교구를 찾아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위원장인 이용훈 주교를 예방, 환담했다.

이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주교회의 측이 당정의 낙태죄 손질 움직임 등에 반발, 낙태 반대 100만 서명 운동에 돌입하는 등 반발이 거세지자 "오해 없게 설명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박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생명 존중이라는 천주교회의 입장을 겸허하게 청취했다"며 "청와대(조국 수석)의 청원 답변 내용 중 교황님의 말씀(인용)은 '아이리쉬 타임즈' 기사를 압축하는 과정에 실수가 있었음을 말씀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면담은 상호 유익한 대화였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 수석은 여성계 등의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해 "현행 낙태죄에선 국가와 남성의 책임이 빠져 있다"면서 임신 중절 실태 조사를 거쳐 법제 손질에 나설 것을 시사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수년 전 "우리는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언급한 부분을 인용해 낙태에 가장 보수적인 천주교 측도 입장 변화가 있는 것처럼 해석했다. 주교회의 측은 인용된 교황 발언의 맥락이 왜곡됐다며 크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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