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070원 시대 열렸다...2년 7개월 만에 최저

2017-11-2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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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

원·달러 환율이 또 다시 연저점을 경신하며 2년 7개월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북한의 도발에도 시장은 의연한 모습을 보이며 시장 심리대로 움직였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6원 내린 1076.8원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15년 4월 30일(1072.4원) 이후 최저다.

이날 환율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소식에도 0.4원 하락 출발했다. 북한은 이날 새벽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추정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이번 미사일의 고도가 4500㎞에 달해 정상적으로 발사하면 사거리가 1만㎞ 이상일 것으로 정부는 추정하고 있다.

통상 북한의 도발이 이뤄지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다. 하지만 이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수차례 이어지면서 학습 효과로 인해 시장이 요동치지 않고 있았다. 실제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고,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도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정부와 외환당국은 시장심리 안정을 위해 개장 전 기민하게 움직였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번 도발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이상 징후 발생 시 비상대응계획에 따라 신속하고 단호하게 시장 안정화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역시 북한 미사일 발사로 인한 금융시장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이날 통화금융대책반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 미사일 발사 후 미국 뉴욕시장에 큰 영향이 없었다"며 "이런 점에서 볼 때 국내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 증시도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29포인트(0.05%) 내린 2512.90에 마감했다.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게 엔화와 일본증시다. 북한 도발에도 투자 심리는 견고했다. 닛케이225지수는 전장 대비 110.96포인트(0.49%) 높은 22,597.20에 장을 마쳤다. 장 중 엔·달러 환율이 등락을 반복했으나 대체로 상승하면서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보통 위험이 부각되면 엔화가 강세를 보인다. 하지만 이날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3시26분 기준 달러당 111.47~111.48엔으로 전날보다 0.15% 상승하며 엔화가치가 하락했다.

북한 리스크에 시장이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자 오후 들어 낙폭이 더 커졌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장 중 숏커버 나오는 가운데 환율 반등을 기대했던 수출업체 네고물량과 대기하고 있던 매도 주체들이 환율이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급하게 나온 측면이 있다"면서 "금융통화위원회를 하루 앞둔 점도 북한 리스크에 제동을 걸며 추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북한 뉴스에 내성이 생긴 것을 확인하면서 최근 강화된 숏심리가 이어져 역내외 매도세가 가파랐다"고 분석했다. 

당분간 하락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이슈는 다음 날 열리는 한은 금통위다.

전 연구원은 "이주열 총재가 당분간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시그널을 주면 원·달러 호나율 반등 재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심리가 워낙 밑으로 쏠려 있어서 강한 반등 재료는 안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1050원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정 연구원은 "과거 트렌드를 보면 1080원 이하에서 시세 급락이 나타났을 때 1060~1070원대에서 정체를 겪었다"며 "때문에 1060원대 진입 가능성을 열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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