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의 '20년 뚝심' … 태국법인 흑자 전환

2017-11-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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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사회공헌 활동 등 인지도 상승

[사진=삼성생명]


한국 금융사들이 대부분 철수한 태국 시장에서 20년 동안 영업을 이어온 삼성생명 태국법인(타이삼성)이 올해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중국에 있는 삼성생명의 관계기업인 '중은삼성인수보험 유한공사(중은삼성)'도 내년부터는 흑자가 예상된다. 오랫동안 적자를 내면서도 해외 영업을 지속해온 삼성생명의 뚝심이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삼성생명은 1997년 타이삼성(당시 시암삼성)을 설립했다. 당시 삼성생명은 바로 흑자를 내기 위해 매달리지 않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태국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타이삼성은 쓰나미를 방지하기 위해 '맹그로브 나무 심기'나 현지 학교에 교육 기자재를 기부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펼쳤다.
차츰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고 설계사 수급이 정상궤도에 오르면서 지난 2013년 110억원에 이르렀던 당기순손실이 차츰 줄었다. 올해는 1분기부터 흑자를 시현해 누적 3분기(1~9월) 기준 97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태국에서 영업하고 있는 국내 금융사는 타이삼성을 포함해 산업은행, KTB투자증권 등 세 곳에 불과하다. 그동안 태국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가 적지 않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면서 하나둘씩 철수한 탓이다.

타이삼성이 오롯이 뚝심의 결과물이라면 중은삼성은 뚝심과 매니지먼트의 합작품으로 볼 수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2005년 중국항공과 합작으로 '중항삼성인수보험 유한공사(중항삼성)'을 설립하며 국내 생보사 중 처음으로 중국 보험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중항삼성은 지분구조 상 합작사 형태였으나 실제로는 삼성생명이 경영전반을 운영했다.

그러나 높은 중국의 벽을 혼자서 넘지는 못했다. 삼성생명은 2015년 중국은행의 자회사인 중은보험공사에게 경영권 마저 내어준다는 전략적 선택을 내렸다. 중은보험공사는 중항삼성의 지분 51%를 가졌으며, 삼성생명의 지분율은 50%에서 25%로 축소됐다. 합작법인의 이름도 중항삼성에서 중은삼성으로 변경됐다.

당시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생명이 합작법인을 중국 측에 사실상 넘겼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이를 새로운 돌파구로 삼았다. 경영권을 넘긴 것은 못내 아쉬우나 중국은행의 합류로 방카슈랑스 채널을 공략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대신 삼성생명은 국내 1위 생보사로서 그동안 축적해 온 보험업 노하우를 전수하는데 집중했다.

실제 중국은행의 방카슈랑스 영업 채널과 삼성생명의 영업인력 교육과 상품 개발, 리스크 관리 노하우가 접목되면서 중은삼성은 빠르게 성장했다. 2014년 1327억원 규모였던 중은삼성의 영업수익은 지난해 6255억원으로 세 배 이상 늘었다.

영업 채널에 대한 초기 투자로 지난해까지는 적자 폭이 확대됐으나 올해는 수익성도 개선돼 적자 규모도 줄어들고 있다. 이대로라면 내년에는 흑자달성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보험은 1~2년에 흑자를 낼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그동안 적자를 감수하면서 10년 이상 꾸준히 현재에서 영업을 했기 때문에 마침내 결과물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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