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발리 아궁 화산에서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이후 나흘 만에 또 다시 분화가 일어나 국제선 항공편 수십편이 결항되는 등 피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25일 오후 5시 30분께 아궁 화산이 분화를 시작, 화산재와 수증기 등이 상공 1500m까지 치솟았다. 분호가 수시간 이어지는 동안 화산재가 인근 마을에 쌓이자 주민들도 긴급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궁 화산에서 분화가 시작된 것은 지난 21일에 이어 나흘 만이다. 54년 만에 처음 분화가 시작된 당시 화산재와 수증기가 약 700m까지 치솟았다. 다만 현지 재난당국은 지하의 물과 용암층이 만나 발생하는 침윤층 폭발(phreatic eruption)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현재로서는 대규모 분화로 이어질 조짐이 없다면서 당분간 화산 경보 단계를 현행 3단계로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아궁 화산 분화 우려가 높아지는 데 따라 지난 9월 경계 수준을 전체 4단계 중 가장 높은 '위험'으로 조정했다가 이후 화산 지진의 횟수가 줄어들자 3단계인 '심각' 단계로 낮췄다.
아궁 화산은 높이 3142m의 대형 화산으로, 화산이 위치한 발리주 카랑아셈 리젠시에는 인구 40만 80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약 54년 전인 지난 1963년 대규모 분화 이후 활발한 화산 활동으로 인해 1년간 약 1100명의 주민이 사망하고 수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피해를 입었다.
인도네시아 재난당국은 50여 년간 화산 활동이 없었던 아궁 화산이 분화할 조짐을 보이자 지난 9월 경보단계를 최고 단계로 조정한 뒤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현재 3단계로 하향 조정했지만 지난 9월 당시 대피했던 주민 중 3만 여명은 아직 집에 돌아가지 못한 채 대피소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