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산하기관장 베일 벗다]기울어진 운동장...노동계 위주 고용·노동 정책 우려 현실화

2017-11-26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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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 정부로부터 외면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사진=아주경제DB]

문성현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장[사진=연합뉴스]


한국산업인력공단과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에 노동계 출신들이 사실상 내정되면서 고용·노동정책이 노동계 편향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정부 측은 이미 한국노총 출신의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과 민주노총 출신의 문성현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장이 임명된 후, 친 노동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추진됐던 일반해고 기준 완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기준 완화 등을 담은 양대지침 폐기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이 대표적이다.

산업인력공단 이사장에 김동만 전 한국노총 위원장이, 폴리텍대학 이사장에 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선정되면 이 같은 친 노동계 정책에는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함께 근로시간 단축(주 52시간), 통상임금에 정기 상여금 등을 포함하는 근로기준법 개정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와 산하기관 주요 보직에 노동계 출신이 대거 포진하면서 고용·노동정책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노동계 판’이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저임금 인상, 정규직 전환 정책 등은 기업에 인건비 상승 등 부담으로 작용하고, 이는 신규채용 감소 등 고용 경직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산하기관장으로 사실상 내정된 인물의 이력에서도 이런 우려를 엿볼 수 있다. 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이 유력한 김동만 전 위원장은 지난해 1월 한국노총의 노사정 대타협 파기를 주도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책연대를 했던 한국노총은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뒤 ‘노사정 8자 회담’을 제안하는 등 목소리를 내고 있다.

폴리텍대 이사장이 유력시되는 이석행 전 위원장은 민주노총 시절 강경투쟁에 나섰던 인물이다.

2007년 1월 민주노총 위원장에 당선된 그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08년 1월 "전기·가스를 끊고 기차·항공기를 세워 국가 신인도를 확 떨어뜨리는 파업을 하겠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같은 해 12월에는 광우병 파동 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요구하며 촛불시위를 주도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그런 그가 2012년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 중앙선거대책위 대외협력위원회 공동 위원장을 맡았다.

문제는 노동운동 성향이 짙은 그가 직업교육 전문 훈련기관인 폴리텍대 이사장으로 적격한 인물인지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폴리텍대 전국교수협의회는 민주노총 시절 강경투쟁에 나섰던 이 전 위원장이 교육분야의 전문성을 흐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교수협의회는 지난 15일 성명서를 내고 "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이사장에 임용될 것이라는 소식으로, 교육기관으로서의 위상이 한순간에 무너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경영계는 정부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다. 고용부는 최근 고용보험기금 정책을 결정하는 고용보험위원회에서 사용자 위원인 한국경영자총협회를 제외시켰다.

공익위원 4명도 모두 교체됐다. 이들 모두 노동 유연화 등 노동계에 불리한 의견을 냈던 전문가들이다.

최근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개최한 '전국 일자리위원회 워크숍'에도 경총은 빠졌다.노동계 편향이 현실화되면서 '노동시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노동 전문가는 “말 그대로 노동계 판이 되면서 재계로부터 기업하기 힘들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며 “정부에 이어 산하기관장도 노동계 출신으로 채워지면 고용·노동정책의 균형추가 흔들릴 수 있고, 이는 노동시장 경직화, 고용 감소 등 부정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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