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회 청룡영화상] "이변은 없고 눈물은 쏙 뺐다" 나문희·송강호, 남녀주연상(종합)

제38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나문희,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송강호[사진=SBS '청룡영화상' 방송 캡처]

이변은 없었다. 올 한 해 관객들의 눈물을 쏙 뺀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나문희와 ‘택시운전사’의 송강호가 각각 여우주연상·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11월 25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에 위치한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는 제38회 청룡영화상이 열렸다. 이날 영화제 사회는 배우 김혜수·이선균이 맡아 진행했다.

앞서 명품 연기로 시대의 아픔을 표현한 나문희와 송강호는 이변 없이 여우주연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먼저 천만 관객을 동원한 ‘택시운전사’의 송강호는 “그동안 상처와 많은 고통 속에 사신 분들이 영화를 통해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시건방진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영화 개봉 후 관객 분들이 저희들에게 많이 부족했지만 애썼다며 위로를 해주는 것 같아서 부끄럽기도 하고 몸둘 바를 모르겠다”며 “인간이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미안한 마음을 영화에 담고 싶었다. 트로피도 중요하고 천만 관객도 중요하지만 올 한 해 그 미안한 마음을 이 영화를 통해 전했다는 게 가장 큰 영광 아닐까 싶다. 그런 기회는 위대한 관객들이 주신 것 아닌가 싶다. 정말 깊이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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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위안부 피해자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아이 캔 스피크’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나문희는 “마음을 비우고 와야지 많이많이 생각했는데 그래도 이렇게 되니 욕심이 생기더라. 동료들도 많이 가고 또 저는 남아서 이렇게 좋은 상을 받는데 이렇게 늙은 나문희에게 큰 상을 주신 청룡영화상 주최분들께 감사하다. 저는 남아서 정말 열심히 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나문희는 “‘아이 캔 스피크’로 상 받게 해준 김현석 감독, 이제훈 배우, 모든 스태프, 제작사, 연기자들 정말 감사하다. 모두 건강하고. 나의 친구 할머니들, 모두 열심히 해서 상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이며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끌어냈다.

치열하고 뜨거웠던 올해 영화계인 만큼 각각 부문에 이름을 올린 후보들 역시 쟁쟁했다. 일생에 딱 한 번뿐이라는 신인상은 영화 ‘형’의 도경수, ‘박열’의 최희서에게 돌아갔다. 그룹 엑소의 콘서트로 청룡영화상에 늦게 참석한 도경수는 절친한 조인성이 대리수상을 해 아쉬움을 샀다.

이어 여우신인상을 수상한 최희서는 “배우로 살면서 많은 캐릭터를 만나고 헤어질 것 같다. 하지만 ‘박열’ 가네코 후미코만큼은 헤어지기 싫다. 마음속에 영원히 담아두고 싶다”는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남우조연상과 여우조연상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 영화 ‘범죄도시’ 진선규와 ‘더 킹’의 김소진에게 돌아갔다.

‘범죄도시’ 위성락 역으로 훌륭한 연기를 펼친 진선규는 무대에 오르자마자 왈칵 눈물을 터트렸다. 그는 “너무 떨려서 청심환을 먹고 올라왔다. 상을 받을 줄 알았다면 하나 더 먹었을 것”이라며 벅찬 마음을 전했다. 그는 아내를 비롯해 부모님, 친구들, 영화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과 스태프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좋은 배우를 목표로 조금씩 나아가겠다”는 소감으로 관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어 ‘더 킹’ 안희연 역으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김소진은 “제게 이렇게 좋은 기회를 주셔서 경험에 비해 큰 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감독상은 ‘아이 캔 스피크’의 김현석 감독이 받았다. ‘불한당’ 변성현 감독, ‘박열’ 이준익, ‘택시운전사’ 장훈, ‘남한산성’ 황동혁 감독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안은 김 감독은 “제가 받을 거란 생각도 하지 못해서 재킷의 단추도 푸르고 있었다. 오늘 나문희 선생님이 여우주연상을 받으시면 축하드리려고 왔다”며 “제가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건 이제훈, 나문희 선생님 덕분이다”고 주연배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2017년, 가장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최우수작품상은 영화 ‘택시운전사’가 차지했다. 남우주연상을 비롯해 한국영화 최다관객상, 음악상, 최우수작품상까지 4관왕에 올라 ‘올해 대세 영화’임을 입증했다.

다음은 제38회 청룡영화상 수상작(자) 목록이다

▲ 남우신인상=도경수(영화 ‘형’)
▲ 여우신인상=최희서(영화 ‘박열’)
▲ 한국영화 최다관객상=영화 ‘택시운전사’
▲ 신인감독상=이현주 감독(영화 ‘연애담’)
▲ 기술상=권귀덕 스턴트 감독(영화 ‘악녀’)
▲ 촬영·조명상=조형래 감독·박정우 감독(영화 ‘불한당’)
▲ 편집상=신민경 감독(영화 ‘더 킹’)
▲ 음악상=조영욱 감독(영화 ‘택시운전사’)
▲ 미술상=이후경 감독(영화 ‘군함도’)
▲ 각본상=황동혁 감독(영화 ‘남한산성’)
▲ 청정원인기스타상= 배우 나문희, 설경구, 조인성, 김수안
▲ 남우조연상=진선규(영화 ‘범죄도시’)
▲ 여우조연상=김소진(영화 ‘더 킹’)
▲ 청정원 단편영화상=곽은미 감독(영화 ‘대자보’)
▲ 감독상=김현석 감독(영화 ‘아이 캔 스피크’)
▲ 남우주연상=송강호(영화 ‘택시운전사’)
▲ 여우주연상=나문희(영화 ‘아이 캔 스피크’)
▲ 최우수작품상=영화 ‘택시운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