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조작으로 일본 제조업 전반에 대한 신뢰성 문제를 야기한 고베제강에 이어 미쓰비시매트리얼의 자회사도 제품의 품질 데이터를 장기간 조작해온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미쓰비시매트리얼의 자회사인 미쓰비시전선공업은 고객과 계약한 품질 기준 이하의 제품을 장기간 출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가 조작된 부품은 항공기 등 항공 우주 산업, 공업제품 패킹 등에 활용되는 'O-링'이라는 제품이다. 배관을 밀봉, 내부를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이는 지난 10월 발각된 고베제강의 알루미늄·구리 부품 데이터 조작 사태가 미처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불거진 것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미쓰비시매트리얼은 구리와 시멘트, 전자 재료, 알루미늄 등 다양한 사업을 다루는 복합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미쓰비시전선공업은 일본 6대 전선회사 가운데 한 곳이다. 연매출은 295억엔, 종업원은 510명에 이른다.
일본 철강업계 3위인 고베제강은 알루미늄·구리 등 자사 제품의 품질과 관련한 데이터를 다각도로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글로벌 기업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파문이 일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보도를 통해 "고베제강의 데이터 조작 사건은 강도 높은 관리 환경 아래 각 부서가 엄격한 이익 목표를 달성하려던 과정에서 일어났다"며 "7년간 불법 회계를 이어왔던 도시바의 상황도 마찬가지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닛산자동차는 무자격 직원에게 출고 전 신차 검사를 맡겨 무더기 리콜 조치를 내린 데 이어 비슷한 형태의 부정행위를 계속 해왔던 것이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당시 현지 언론들은 닛산자동차의 부정 행위는 생산현장의 일손부족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업무 규정 준수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