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후변화 대응체제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중국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실제로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 시작을 알리는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이후 환경보호 및 환경오염규제 정책이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환경정책 강화는 예전부터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10월 주요 도시의 대기질 목표 달성에 실패하고, 지난 2015~2016년 동안 줄곧 감소했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올해 다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환경보호부는 최근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성) 대기 오염 전달 경로 성·도시 2017년 10월 환경 대기질 현황 통보(이하 통보)’를 통해 징진지 및 주변 지역들의 대기 환경이 심각한 수준에 직면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2+26’ 프로젝트 대상 28개 도시 중 24개 도시가 10월 대기질 목표에 달성하지 못했다. 초미세먼지(PM 2.5) 평균 농도도 정부 기준치보다 2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7개 도시의 PM 2.5 평균 농도가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지만, 감소 수준은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 특히 진청(晋城)시의 PM 2.5 농도는 지난해 10월보다 무려 139.1%가 상승해 징진지 및 주변 지역의 대기오염 수준이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는 것을 보여줬다.
중국 환경보호부는 “징진지 지역의 대기오염은 대부분 산업 및 민감부문에서 발생한 것으로 특히 겨울철 난방이 본격화되는 동계기간(11월 15일부터 내년 3월 15일까지) 민간부문에서 배출되는 오염 비중은 50%를 웃돈다”며 석탄 사용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징진지 지역의 연간 석탄 소비량은 4억t이고, 허베이성의 석탄은 에너지 소비량의 80%를 차지한다.
이와 관련 환경보호부는 오염원 배출 허가권이 없거나 기준치를 초과한 기업에 강도 높은 처벌을 시행한다는 내용이 담긴 ‘오염원 배출 허가 관리 방법(시범)’을 심의 후 통과시키도 했다.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GCP)는 지난 13일 ‘2017년 글로벌 탄소 예산(GCB) 보고서’ 발표에서 "올해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년 대비 3.5%가 증가해 지난 3년 간 정체 상태였던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 세계의 28%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차기 중점 관리 대상 중 하나로 석탄시장을 지목하며 시장 관리 강화에 나섰다. 발개위는 관련 지역과 기업에 가격담합 등 불법행위가 적발되면 법률에 따라 엄격히 처벌할 것이라고 엄포를 내렸다.
멍웨이(孟瑋) 발개위 정책연구실 부주임 겸 대변인은 “석탄과 분양주택 업계를 다음 가격 집중 관리 대상으로 잡았다”며 “별도의 관리감독 부서를 신설해 석탄 생산지, 주요 석탄 항구 소재지 등의 시장 가격 시찰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대기질 개선을 위해 의약품 기업의 생산 제한 카드도 꺼냈다.
중국 공업신식화부(공신부), 환경보호부,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國家衛生計劃生育委員會),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은 동계기간 의약품 기업의 생산 제한 조치를 공동 발표했다. 4개 부처는 의약 및 의약원자재 기업의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배출이 대기오염을 일으킨다며 생산 제한 명령을 내렸다.
환경오염 규제 외 환경보호를 위한 정책도 발표되고 있다.
공신부는 ‘환경보호설비 제조업 발전 가속화에 대한 의견 지침서(이하 지침서)’를 통해 2020년까지 환경보호설비 산업을 1조 위안(약 165조400억원) 규모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침서에는 △연간 생산가치 10억 위안의 현대화 산업 단지 조성 △연간 영업수입 100억 위안의 국가급 물류단지 설립 △투자 유치를 통해 중국 내 환경보호설비 기업 1000개 달성 등의 ‘십백천(十百千)’ 계획이 포함됐다.
공신부는 지침서 발표 이후 ‘주요 환경보호기술 설비 목록(2017년)’도 공개했다. 수바오량(蘇寶亮) 국금증권 연구원은 “해당 목록은 지침서를 세분화한 문건으로 환경보호기술 발전에 대한 정부의 지원 방향이 명확히 규정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