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재설계⑩ ]두산, 실제나이 121살, 혁신마인드는 21살···무서운 기업

2017-11-2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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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最古 기업’의 실패 모르는 도전정신

인수·합병으로 변화에 적극 대응

‘기업 미래는 사람’ 인재경영 각별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오늘의 두산을 있게 한 원천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입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자의 마음으로 걸어갔던 창업 정신이 두산의 DNA에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언제나 젊음의 패기로 121년의 역사를 이어온 두산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이지만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가장 젊은 기업입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두산’을 이렇게 정의 내린다. 올해로 창립 121주년을 맞는 국내 최고(最古) 기업 두산은 국내 기업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역동적인 변화를 거듭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그 배경에는 ‘인수·합병(M&A)’과 ‘사람’이 꼽힌다. 두산그룹은 2020년대를 향한 발전 방향도 구체적인 수치보다는 M&A와 사람을 통한 발전을 이뤄내는 쪽이라고 설명한다.
◆M&A는 두산의 미래 핵심전략···21년간 26개사 인수·24개사 매각
2020년 글로벌 100대 기업을 지향하는 두산그룹은 M&A가 여전히 핵심 전략이다.

1996년부터 올해까지 21년간 두산그룹은 26개사를 인수하고 24개사를 매각했다. 매년 1개사꼴로 기업을 인수하고 매각한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두산그룹 계열사 수는 25개사(금융사 포함). 사실상 그룹사를 완전히 바꾼 것이다. 그룹의 원조격으로 남아 있는 기업은 지주회사인 ㈜두산과 두산건설, 오리콤 등에 불과할 정도다.

지금 그룹을 구성하는 계열사들도 언제까지 두산그룹의 구성원에 속해 있을지 알 수 없다. ‘변화의 상시화’가 아니고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창업 시기에는 맨땅에서 투자하고 시행착오를 겪어도 경쟁사와 비슷한 단계까지 가는 게 가능했지만 업계가 뚜렷하게 구조를 이룬 현재 상황에서는 이 같은 성장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이미 1990년대부터 미래를 어떻게 그려나갈지 고민해왔다. 모든 계열사들이 글로벌 톱 티어 업체로 발돋움하려면 △선순환적 규모의 증대 △운영의 탁월성 △제품 품질의 시장 선도와 함께 세 가지를 가능케 하는 사람과 경영의 글로벌 인프라가 필요하다. 두산은 이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M&A가 가장 효율적이라고 보고 있다. 때문에 두산은 앞으로도 M&A를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두산그룹의 M&A 성공률은 90%에 달한다. 전 세계 기업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성과다. 특히 기업을 사고 팔 때 임직원들의 반발 등 잡음이 거의 없었다. 비결은 박용곤 명예회장의 “나에게도 걸레면 남에게도 걸레”라는 ‘걸레론’에서 찾을 수 있다.

두산그룹은 기업을 사거나 팔 때 해당 기업 임직원들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일을 진행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인수시에는 남의 재산을 탈취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가치를 극대화하고 상호 시너지 창출에 주력한다. 매각할 때에는 금액이 적더라도 고용을 승계하고 기업가치를 더욱 키워줄 파트너를 선택한다.

◆인재는 새로운 100년 성공의 원천
M&A가 두산의 외형을 넓히는 방법이라면, ‘사람’ 육성은 지난 100년을 이끌어 온 힘이자 향후 100년의 성공을 지속하기 위한 경쟁력 확보에 있어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다. 사람에 대한 믿음은 두산그룹의 전략인 ‘2G(Growth of People, Growth of Business)’에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2G는 사람의 성장이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동력이 되고, 회사의 성장은 다시 개인에게 기회를 제공해 사람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선순환 구조를 의미한다”면서 “두산은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이 사람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선대 회장에 이어 박정원 회장이 가장 관심을 쏟는 부문도 ‘인재’를 육성하고 발굴하는데 있다. 전 세계 두산 네트워크를 통해 인재 정보를 입수하면 박 회장은 직접 현지로 간다. 회사 업무로 출장을 갈 때도 항상 인재를 만나는 시간을 할애할 만큼 두산그룹은 인재를 중요시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최근 ㈜두산에 신설한 ‘최고디지털혁신(CDO)’ 조직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대내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함이자 창의적 인재를 유치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면서 “창의적인 인재들을 그룹 중장기 사업 수립에 참여시켜 새로운 두산의 혁신을 이뤄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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