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허 행장과의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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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는 잘 모르는 분야다. 과거에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팀장을 역임했다. 하지만 이는 IT라기보다 업무적인 성격이 더 강했다. IT는 은행의 중요한 한 축이므로 은행장으로서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국민은행의 IT 강점은 가장 많은 고객수, 가장 많은 거래량을 한치의 오치없이 담보하는 부분에 집중적으로 투자가 이뤄졌다. 그 동안 은행들은 비슷비슷한 게 현실이지만 안정적인 운영은 다른 은행들이 국민은행을 따라 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 장점을 확고하게 해서 금융 소비자들에게 불편함 없이 진행할 것이다. 최근 IT운영 트렌드는 더 유연해졌다. 여러 고객들, 이해당사자들의 세심하고 개별적인 욕구를 충족할 만큼 유연한 IT가 필요하다. 그런쪽에 맞춰서 기존 강점 지키면서 보완해나가겠다.
= 경영자가 자기 임기 내에 뭘 하겠다라고 하는 게 큰 무리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간을 정해놓고 하는 것이므로 한정적일 수 있다. 요즘 경영은 임기를 넘어서도 지속가능하게 갈 수 있어야 한다. 그 중 한 부분을 맡는 것이다. 국민은행이 지속가능한,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후임 행장에게 잘 넘겨줘야 한다. IT와 디지털이 점점 더 중요한 은행의 경쟁력으로 등장할 것이다. 뒤쳐지지 않고 경쟁자보다 조금이라도 앞설 수 있도록 트렌드를 정확히 읽도록 노력하겠다.
= 오래 공석이어서 감국당국 등 많은 이들이 걱정하는 거 알고 있다. 상임감사 위원이 없다고 해서 내부통제가 안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내부통제가 조금 더 체계적으로 되기 위해 상임감사 위원이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시적인 내부통제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역할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가진 사람을 모시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결과는 시간이 지난 후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최대한 노력하겠다.
▲ 하반기 신입행원 많이 뽑았는데 인력효율화 위해 희망퇴직을 시행할 계획이 있나.
=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력을 줄이는 형태로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만 생각한 건 아니다. 수익을 더 창출할 수 있고, 생산성을 강화하겠다는 쪽에 더 많은 비중을 둘 것이다. 더 매진하려는 부분에 인력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 청년 채용에 부응하는 측면도 있다. 젊은 직원을 뽑기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인력 채용을 하려는 것이다. 임금피크 연령에 도달한 직원들에게는 선택권을 주고 있다. 은행에 남아서 일하겠다고 하면 거기에 맞는 시스템으로 대우하고, 본인이 새로운 출발을 원하면 새 출발 기회를 제공한다.
▲ 겸직체제인 임원 인사권은 어떻게 정리했나.
= 인사를 앞당기는 것은 조직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 11~12월은 은행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다. 영업그릅 부행장 시절에 했던 일과 방향을 많이 바꿔서 새로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시 했던 일에서 속도감 높이는 부분이 더 많다. 조직이 집중도를 잃지 않고 꾸준히 일하길 원한다. 때문에 인사도 12월 말에 같이 할 예정이다. 그런 차원에서 지주 계열사 대표를 포함한 임원인사와 맞물려서 같이 할 것이다. 은행 인사는 지주로부터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한다. 지주에 임원이나 대표자가 걸린 부분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사전에 충분히 조율할 것이다.
▲ 여성인력 비중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은행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적으로 개선이 많이 필요하다. 은행도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재 여성인력은 48% 정도다. 부장급 이상의 중견 간부직이나 임원들 비중은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다만 윤종규 행장 시절부터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 중이다. 하루 아침에 개선하기는 한계가 있다. 여성 인력도 개인적으로 노력해야 할 부분이 있다. 여성들이 모든 직군에 용기를 내서 도전해줘야 하는데 여전히 특정 영역에 많이 쏠리는 부분이 있다.
▲ 장기적으로 지점 및 인력 운용방안에 변화 있어야 하지 않나.
= 가장 크게 고민하는 부분이다. 전통적인 금융업들은 디지털과 핀테크로 대변되는 고객과 은행이 만나는 형태의 변화, 경험의 변화에 직면해 있는 게 현실이다. 조사 결과나 다른 나라 사례 종합하면 한 쪽이 한쪽을 완전히 대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서로 보완한다. 기존에 있던 영역을 효율화할 필요가 있다는 건 맞다고 본다. 전략 담당 대표로 있을 때 시작한 게 파트너십그룹(PG)이다. 과거에 지점 단위로 움직였으나 PG단위로 유연하게 효율성 가질 수 있는 조직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디지털 충격이 급격하게 오지 않게 준비를 해왔고 내년이면 3년 차에 접어든다. 어느 정도 기반이 잡히고 그 간에 시행착오나 보완 등이 돼서 제대로 작동될 것으로 본다. 지점이 위치만 다른 평면적 형태로 있었는데 PG내에서 서로의 전략적 역할 분담 통해서 고객들과의 접점을 다양하게 찾을 수 있도록 대면채널 바꾸려고 한다. 1000개의 지점이 규모만 다르던 형태에서 이제는 자기가 맡고 있는 지역이 PG별로 봤을 때 어떤 형태의 고객들이 많이 분포돼 있냐에 따라, 현장에 맞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법인, 외국환, 자산관리 등 모든 업무를 이런식으로 바꿀 예정이다. 직원들도 재능에 따라 배치되는 지점이 달라질 수 있고 큰 지점, 소규모 지점 등 형태도 다양해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직원수를 인위적으로 조정하지 않겠다. 역량 강화 통해서 수익을 늘리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 해외사업 현재 상황 및 계획은 무엇인가.
= 앞서가는 국내 경쟁자, 더 나아가서 해외 유명한 회사들의 사업구조를 따라가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부분이 있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지역별로 잘 연구해서 지역에 맞게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선진국에선 IB 등을 위주로 성장을 모색하고, 동남아 등은 리테일쪽으로 마이크로파이낸스 등 소규모 등 현지에 맞는 전략을 펼치겠다. 카드, 캐피탈 등 다른 계열사와의 협력도 고려하겠다.
▲ 장기신용은행 시절 노조위원장했는데 현재 국민은행 노조와의 해법은 있나.
= (국민은행 노조에 대해) 굉장히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안다. 왕도는 없다. 노조는 한 파트너다. 목표는 같지만 중간에 거치는 길, 방법에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노조는 삶의 터전인 직장이 잘 되기를 원하고 지속 성장해 자부심을 가지고 싶어하는 직원들의 뜻을 모아서 역할을 해주는 단체다. 최종 목표는 같다고 생각한다. 다른 부분을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관건이다. 과거 경험은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겸허하게 모든 걸 내려놓고 하나씩 풀어나겠다.
▲ 윤종규 행장 시절과 어떻게 차별화를 꾀할 것인가.
= 윤 회장이 취임했던 2014년은 은행과 지주가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다. 떠올리기 싫은 가슴 아픈 역사다. 당시 직원들은 조직을 반석에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어려움의 원인이 됐던 은행장과 지주회장간의 불협화음을 방지할 수 있는 겸직을 통해 빠르게 원래 있던 위치로 돌아가는 시기였다. 현재는 2014년 때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윤 회장이 좋은 성과를 낸 후 물려줘서 어깨가 무겁다. 하지만 과거에 해 온 일의 일관성·지속성을 유지하며 더 좋은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 지주와 은행은 소통이 상시적이고 진솔해야 한다. 사전에 협의하면서 제 생각을 회장이 알 수 있게 만들고 회장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사전적 교감이 중요하다고 본다.
▲ 취임식 후 노조와 만났다고 하는데 노조위원장과 어떤 이야기 했나.
= 노조와 은행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표는 같은데 생각하는 방법의 차이는 있을 수 있고, 그런 부분에서 대화 통해서 풀어가고 신뢰를 회복하자는 차원에서 대화를 나눴다. 전체적으로 다른 의견이 있었던 건 아니고 자주 만나서 소통하자고 했다.
▲ 이자이익이 높다는 비판 여론이 있는데 어떤 생각 가지고 있나.
= 짧은 사이클로 보면 2014년 실적이 최저를 찍은 후 실적이 나빴다가 작년 하반기부터 좋아져서 현재까지 성과를 내고 있다. 2014~2015년보다 실적이 좋아진 것이지 지난 20~30년을 두고 보면 금융회사들의 수익성은 나빠지고 있다. 조금 더 긴 시간을 가지고 추이를 분석해주면 좋겠다. 여러형태의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을 통해서 사회와 소통하고 사회 발전에 힘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