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국내 도시형 생활주택 10곳 중 9곳이 지진에 취약한 필로티 구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윤영길 국민의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도시형 생활주택 안전실태 결과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2015년 기준 전국 도시형 생활주택 1만3933단지 가운데 88.4%인 1만2321단지가 필로티 구조였다.
윤영길 의원은 "이 구조는 1층 주차장 안쪽에 입구가 있는 경우가 많아 1층 화재 시 대피나 진입이 어렵고 지진 때 붕괴 위험도 일반 주택보다 크다"고 꼬집었다.
광역지방자치단체별로 필로티 구조로 건설된 비율을 보면 부산이 96.6%로 가장 높있다. 이어 대구 95.1%, 인천 93.4% 순이다.
또 도시형 생활주택의 외벽 마감재에 화재에 취약한 자재를 사용한 단지는 4205단지(30.1%)에 달했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전세난과 늘어나는 1·2인 가구 주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09년 도입된 주택이다. 전용 면적 85㎡ 이하 300가구 미만으로 도시 지역에서만 지을 수 있다. 특히 필로티 구조는 건축비가 저렴해 도시형 생활주택에 많이 적용됐다.
윤 의원은 "주거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한 주거 정책이 지진 등 재해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매번 재해로 인한 피해를 당하고 뒤늦게 대책을 마련하는 사후약방문식 정책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