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역대로 두 번째로 큰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최근 우리나라에서 지진이 잦아지면서 내진 설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축물의 내진설계 기준에 대한 의무규정은 지난 1988년 처음 도입된 이후 꾸준히 확대돼 왔다.
하지만 최근 수십층에 달하는 고층건물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더 큰 규모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 설계가 적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123층 규모 국내 최고층인 롯데월드타워에는 규모 9.0의 강진에도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진도 9는 역대 가장 큰 지진이었던 지난해 경주 지진(규모 5.8)보다 에너지 강도가 300배 강력한 지진이다.
롯데월드타워 내부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코어월(건물 중심부에 설치되는 벽)'과 8개의 '메가컬럼(거대 기둥)'이 설치돼 수직 방향의 하중을 지탱하고 있다. 여기에 첨단 구조물인 '아웃리거'와 '벨트트러스'가 40층마다 설치돼 있어 흔들림을 최소화하고 있다.
건물 상층부에는 120m에 달하는 '다이아그리드'가 설치돼 있다. 이는 댓살을 교차시켜 만든 죽부인 원리처럼 무거운 하중을 견딜 수 있게 한다.
대림산업이 최근 분양을 실시한 서울 성수동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역시 진도 9.0의 지진을 견디는 내진 설계가 적용된다. 대림산업은 이를 위해 미국 초고층 내진 전문 구조설계사(MKA)의 컨설팅을 받았다. 이 아파트는 지상 최고 49층, 전용 91~273㎡ 280가구 규모의 초고층 고급 주상복합단지다.
한편, 서울시 내 노후화된 저층 주택 10곳 가운데 1곳이 지진에 무방비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윤영일 국민의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저층 주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내 저층주택 39만5668개동 중 노후화가 진행돼 내진 설계가 필요한 대상은 12만6116개동으로 집계됐다. 이 중 내진 성능 확보가 된 건축물은 1만5954개동으로 전체의 12.4%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