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SK브로드밴드가 차세대 셋톱박스인 인공지능(AI) BTV를 선보일 채비를 마치며 미디어 사업 강화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그러나 유료방송 1위 KT와의 점유율 격차는 여전히 극복해야 할 숙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오는 12월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와의 연동을 통한 AI BTV를 출시할 예정이다.
올 상반기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은 앞으로 5년 동안 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특히 SK텔레콤과 협업해 인공지능 기반 기술을 차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도 ’누구’를 중심으로 ICT 생태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SK브로드밴드 간 통합 서비스를 더욱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이미 SK브로드밴드는 B tv에 자연어 인식 음성검색 기능을 채택하며 ‘누구’ 플랫폼과의 연동 단계에 진입했다. 연말에 출시할 AI 셋톱박스에는 ‘누구’의 AI플랫폼이 전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인공지능 BTV 출시를 위해 사업부서에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면서 “SK텔레콤과의 시너지를 통해 AI 기술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역대 분기 최대실적 수준을 기록한 SK브로드밴드의 현 추세에 AI BTV까지 가세하게 된다면 IPTV의 수익성 개선은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SK브로드밴드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298억원, 매출은 7602억원으로 분기 실적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 2분기와 유사하다. 이 중 IPTV 매출은 25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5% 상승했으며 IPTV 가입자는 427만7000명으로 10.5% 늘으며 지난해부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유료방송시장 2017년 상반기 시장점유율에서도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점유율 12.97%)를 밀어내고 13.38%의 점유율로 시장 2위 자리에 올라서며 어느 때보다 내부 분위기는 좋다.
업계 관계자는 “현 추세에서 인공지능 등 차세대 미디어 기술까지 활용된다면 IPTV의 가입자 순증은 극대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SK브로드밴드는 유료방송 1위 사업자인 KT와의 점유율 차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마냥 웃을순 없는 처지다. 유료방송시장에서 KT 합산점유율(KT·KT스카이라이프)은 30.45%로 SK브로드밴드와의 격차는 17%가 넘는다. 지난해부터 KT군과 17%를 좁히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SK브로드밴드 측은 내년 6월 예정된 합산규제 일몰의 연장을 적극 바라고 있다. KT의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이 합산규제 상한선인 33%에 가까워지면서 규제 연장 여부는 유료방송사업자들 사이에 ‘뜨거운 감자’다
SK브로드밴드를 비롯한 타 경쟁사 또한 일몰이 폐지되면 KT가 시장지배력 지위를 이용해 유료방송을 독점할 수 있다며 합산규제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