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 유쾌한 청년경찰(?) 유감한 대림동

2017-11-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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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길형 영등포구청장

[조길형 영등포구청장]

최근 한국영화의 단골 악당으로 묘사되고 있는 조선족에 대한 비하는 '청년경찰'이 개봉하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대림동이란 실제 지역을 영화에서 그대로 노출시키며 범죄 소굴로 묘사해 해당 지역 거주 주민과 중국동포들의 반발을 일으켰다. 국내 거주 외국인이 140만명이 넘어선 다문화시대에 우리의 의식수준과 잠재하고 있던 편견의 맨 얼굴을 여실히 보여준다.

다문화가족과 중국동포가 대림동에 둥지를 틀기 시작한 초기에는 문화적 차이로 기존 주민과의 갈등 및 강력범죄가 자주 일어났던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다 옛날 얘기'이다. 주민들이 자정 활동으로 스스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기 위해 노력했고, 영등포구도 이와 병행해 많은 이들이 서로 다양성을 존중하고 함께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먼저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작년 다문화 지원 전담부서인 '다문화지원과'를 신설했다. 아울러 외국인과 다문화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을 없애고 여러 문화의 이해심과 포용력을 기를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갖추고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일반 구민, 어린이집 교사 등 다양한 주민에게 다문화 인식 및 이해교육을 실시해 같이 살아가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또 내‧외국인 간 교류의 장으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소통공간인 '다드림문화복합센터' 건립도 진행 중이다.

무엇보다도 다문화가족의 한국생활 안착을 돕는 다채로운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취업 지원과 다문화가족의 행정처리를 돕고자 구청 민원실 등에 통역사를 채용하는 일자리 사업, 각 나라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다문화가족에게 필요한 맞춤형 정보를 모국어로 제공하는 다문화소식지 '한울'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더 나아가 '곡성'이라는 영화로 지역이미지를 걱정했던 곡성군이 영화에 나온 청정하고 아름다운 지역경관을 알리는 데 힘써 오히려 관광객이 늘어난 사례를 본받아 대림동의 문화관광 상품도 개발할 계획이다. 흡사 중국의 야시장에 온 듯한 착각을 주는 대림중앙시장의 차별화된 자원을 바탕으로 한국과 중국 문화가 융합된 새로운 전통시장으로 길러낸다.

외국인과 다문화가족이 늘어나면서 서로 다른 문화들이 공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이에 따른 갈등과 편견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소통을 통한 이해와 배려,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공감이 필요하다. 이를 감안하지 않은 문화 콘텐츠는 부정적인 편견을 퍼뜨리고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영등포구는 외국인 거주 서울시 1위, 외국인 밀집도 전국 1위란 명성에 걸맞게 다문화가족과 더불어 살아가는 상생의 길을 열어가고 있다. 부디 다양한 문화 매체에서도 소통과 배려의 자세로 '청년경찰'이 빚어낸 논란이 향후 지속되지 않도록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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