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포스트 차이나’ 시장을 키우기 위해 인도네시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신음해오다 최근 롯데마트 매각 등을 결정, 탈중국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동남아 신시장 개척을 본격화한 것이다.
현재 롯데는 인도네시아에서 마트 45개와 백화점 1개를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는 다음 달 람펑 지역에 46번째 매장을 열 예정이다. 롯데리아 30개점, 엔제리너스 3개점, 롯데면세점 1개점도 현지 영업 중이다.
앞서 지난달 롯데는 인도네시아 재계 2위 기업인 살림그룹과 합작법인 ‘인도롯데’를 설립, 현지 전자상거래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선 상태다. 신 회장은 이번 방문기간 앤서니 살림 살림그룹 회장과 만나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신 회장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포스트 차이나’로 VRICI(베트남·러시아·인도·중국·인도네시아) 5개국을 꼽고 이들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왔다.
국내 유통업계가 모두 군침을 흘리고 있는 베트남의 경우, 롯데는 하노이에 3300억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7만3000㎡ 규모 부지에 ‘롯데몰 하노이’를 열 예정이다. 롯데쇼핑몰, 백화점, 마트, 시네마 등이 들어서는 복합쇼핑몰로 최근 신 회장이 직접 방문해 상황을 점검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철수를 결정한 중국 롯데마트(112개) 다음으로 해외에서 두번째로 많은 매장을 운영하는 만큼 신 회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신흥 시장이다.
롯데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베트남과 함께 롯데가 동남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있는 핵심 지역”이라며 “신 회장은 인도네시아 시장 확대 가능성을 면밀히 살피는 등 12월 말 1심 선고와 무관하게 글로벌 경영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