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농촌진흥청 제공]
잡곡밥의 풍미와 식감을 살릴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성인병 예방 효과가 있고 우수한 영양성분이 고루 섞인 잡곡밥은 거친 식감 때문에 자주 해먹기 쉽지 않지만, 가정에서도 손쉬운 방법으로 부드러운 맛을 즐길 수 있다.
알코올 함량이 20%인 소주를 기준으로 하면, 밥물의 3분의1을 소주로 채우면 된다. 2인 기준 밥물(240㎖)에 소주 두잔(120㎖) 정도다.
잡곡밥에 소주 등을 넣으면 식감이 부드러워지는 이유는 잡곡의 경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농진청에 따르면 10% 주정을 넣었을 때 백미의 경도는 2.06에서 1.98로, 검정콩을 20% 첨가했을 때는 경도가 7.47에서 6.79로 낮아진다.
조·기장·수수 등을 첨가한 잡곡에 주정을 넣어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잡곡의 경도는 낮을수록 식감이 부드럽다.
밥물에 소주를 조금만 넣으면 식감은 물론 기능성 성분과 항산화 활성이 높아져 건강도 챙길 수 있다.
이런 방법으로 잡곡밥을 지어도 알코올 성분은 남아 있지 않아 냄새가 나지 않는다. 특히 풍미가 좋아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딱딱하게 굳는 노화도 늦어진다.
또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등의 기능성 성분과 항산화 활성이 비슷하거나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알코올 성분이 새로운 폴리페놀 성분의 생성을 촉진시켜 잡곡밥의 항산화 성분 함량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폴리페놀은 우리 몸에 있는 활성산소(유해산소)를 해롭지 않은 물질로 바꿔주는 항산화물질이다.
노란색 계통의 색소인 플라보노이드는 항균‧항암‧항바이러스‧항알레르기 및 항염증활성을 지니며 생체 내 산화작용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쌀과 곡류에는 풍부한 필수아미노산‧비타민‧무기질‧식이섬유‧생리활성물질이 들어 있어 소화흡수를 늦추고 급격한 혈당 상승을 막아 비만과 당뇨를 효과적으로 예방한다.
생리활성물질은 생물이 살아가는 데 생체 기능을 증진시키거나 억제시키는 물질이다. ‘생물활성물질’이라고도 하며, 비타민‧호르몬‧효소‧신경전달 물질 등을 지칭한다.
김선림 농촌진흥청 수확후이용과 과장은 “이번에 소개된 방법을 이용하면 먹기도 편하고 건강에도 좋은 잡곡밥을 지을 수 있다”며 “쌀을 비롯한 곡류에 알코올을 첨가해 열처리하는 기술을 활용하면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의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