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염‧굴 등 우리나라 고유 해양자원이 웰니스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양자원은 축제나 단기 상품화로 여겨졌지만, 향후 온천‧산림욕과 함께 대표적인 치유형 상품군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0월 해양치유자원 발굴 및 산업 육성 협력 지자체로 △경남 고성군 △경북 울진군 △전남 완도군 △충남 태안군 등 지자체 4개소를 선정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다.
치유관광산업은 삶의 질 향상과 경험주의 관광에 대한 관심 증대에 따라 웰니스·휴식·휴양을 테마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 웰니스 연구소(Global Wellness Institute)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웰니스 시장의 경제적 가치는 약 4000조원으로 세계 경제생산의 5.1% 수준이다.
그중에서도 웰니스 관광산업은 약 638조원 규모로, 연평균 6.8%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일반 관광시장 연평균 성장률 3.4%와 비교할 때 2배 가까운 수치다.
한편 웰니스 관광은 관광자원 유형별로 △해양 관광지 △산악 관광지 △온천 관광지 △기타 관광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해양 관광지가 37%를 차지한다.
전체 웰니스 관광시장 규모가 5630억 달러임을 감안할 때, 해양과 관련한 웰니스 관광시장은 2083억 달러(약 234조15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내년 해양치유산업 본격화··· 트렌드 몰고 올 4개 지역은?
해수부가 해양치유산업 육성을 위해 시범지역으로 선정한 4개 지역은 해양자원이 풍부하다. 충남 태안군은 천일염을 앞세워 해양치유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국제슬로시티 인증을 받아 ‘여가와 치유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경남 고성은 굴이 대표적인 해양자원이다. 지역대학과 연계해 해양치유프로그램 개발 및 웰니스 프로그램 운영 전문 인력 발굴‧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경북 울진은 염지하수가 특징이다. 치유자원개발을 위해 해외 선진국 벤치마킹 등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해조류로 유명한 전남 완도는 독일 노트더나이시와 해양치유산업 추진 업무협약 체결을 하고, 지난해 관련 국제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해양치유산업 붐 조성에 나섰다.
선정된 4개 지자체는 해수부와 협력, 향후 2년간 해양치유자원 발굴 및 치유 프로그램 개발 등 기초 연구를 바탕으로 해양치유 산업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해양치유산업은 해양치유자원인 △해양기후 △해수 △해니 △해염 △해사 △해양생물자원 등을 이용해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한 활동과 관련된 산업이다.
해외에서는 주로 해양요법(탈라소테라피‧Thalassoterapy) 형태로 육성된다.
국내 치유관광의 경우, 산림분야에서 활성화돼 있다. 산림치유부문은 숲 자원을 중심으로 환경부, 산림청 등 중앙 정부와 각 지자체가 치유사업을 발굴 및 운영 중이다.
특히 산림청은 △휴양림 △산림욕장 △치유의 숲 △산림치유원 등 산림자원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산림치유공간과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치유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 1990년대부터 △산림치유 △산림휴양 △산림복지를 위한 법령과 제도가 정비돼 왔다. 최근에는 대국민 산림복지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4곳의 해양치유 연구협력 지역이 고유한 해양치유자원을 활용한 체류형 해양관광 모델을 발굴, 관광경쟁력 개선과 부가가치 제고를 도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홍장원 한국해양개발원 연구실장은 “전국 4개 시범지역 확대를 통한 연안지역별 해양치유자원 발굴과 치유거점 지정, 지속적인 해양복지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관련 법이 제정돼야 한다”며 “지역별 해양치유자원을 활용한 체류형 해양관광 사업모델 발굴로 해양관광의 지역 경쟁력 강화, 계절적 집중 완화 및 관광산업 부가가치 제고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관광산업 트렌드 ‘웰니스와 휴식’
경험주의 관광에 대한 관심 증대와 함께 삶의 질 향상, 미래를 위한 소비가 증가하며 세계 관광산업의 트렌드는 웰니스·휴식·치유 등 형태로 이동하고 있다.
웰니스 관광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7.5% 성장, 8080억 달러(약 915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지출규모를 보면 북아메리카와 유럽 시장이 전체 시장의 72.6%를 차지한다. 특히 지난 2년간 아시아·태평양 웰니스 관광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웰니스 관광객은 상대적으로 높은 연령대 및 교육수준, 소득수준을 보이며 평균 여행기간 역시 긴 것으로 나타나 여행 소비규모가 월등히 높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특히 유럽과 일본은 정부차원에서 해양치유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유럽은 질병예방·치료, 일본은 관광·자원개발로 접근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프랑스는 해양요법을 대중적인 치료법으로 이용하고, 사회보험으로 지원한다. 현재 해양요법시설은 83개 이상으로 증가했고, 이 중 해양요법 전문기관 연합체인 ‘프랑스 탈라소(France Thalasso)’ 인증을 받은 시설이 38개소에 이른다.
일본은 헬스투어리즘 인증과 해양심층수 활용 등으로 해양치유관광을 운영한다. 해양치유 법제도는 없지만, 온천과 해수를 이용해 관광을 진흥하고 안정성·유효성·가치창조성을 기준으로 한 헬스투어리즘(Health Tourism) 인증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한창이다.
홍 실장은 “국내 역사·의학·문화적 수용태세를 고려할 때 정부는 지역주민 건강증진형 시설을 개발하고, 민간자본 유치를 통해 리조트형이나 레저복합타운형 개발을 모색해볼 수 있다”며 “정책의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추진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