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이 치솟으면서 청년들이 생활비 부족 등으로 생계난에 허덕이고 있다. 생활비를 비롯해 비싼 학자금과 주거비 등 돈 나갈 곳은 많으나 대학 졸업 후 직장을 구하기까지 상당 시간이 걸려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5일 발표한 ‘청년·대학생 금융실태조사 결과 및 향후 정책방향’을 보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청년 60% 이상은 생활비 등으로 인해 자금이 부족하나 이를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일부는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고금리 대출을 이용한 뒤 제때 갚지 못해 연체자가 됐다.
이번 조사는 '2012년 대학생 고금리 대출 이용 실태조사'에 이어 5년 만에 이뤄진 재조사다. 올해 5월~6월 한 달간 청년·대학생 1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청년은 만 19~31세 성인남녀 가운데 대학생이 아닌 이들을 일컫는다.
지출 중 생활비 비중이 73만6000원으로 가장 컸으며 청년 61.3%는 생활비를 비롯해 취업준비자금, 주거비 때문에 자금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무엇보다 고공행진 중인 실업률로 인해 취업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청년 다수(60.2%)는 취업 준비 기간 상당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다고 응답했다.
자금이 부족할 때는 부모나 친지의 도움을 받는 비중이 절반(51.1%) 이상이었지만 자금난을 해결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중도 무려 34.5%에 달했다.
이로 인해 청년 응답자 5명 중 1명은 생활비, 주거비 등을 이유로 대출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 캐피탈이나 카드사 등 고금리 금융기관을 경험한 비중도 9.4%에 달하며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대출금액은 평균 1303만원이며 고금리 금융기관 대출은 금리 10%를 상회하는 경우가 다수였다.
대학생은 청년에 비해 그나마 형편이 나았다. 하지만 비싼 학자금으로 인해 수입(월 평균 50만 1000원)보다 지출(월 평균 102만원)이 두 배 이상 많아 자금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응답자 74.4%는 연간 학자금이 500~1000만원 수준이라고 답했으며 전체 응답자 중 88.1%는 학자금 납부를 부모에게 의존했다. 부모의 도움 없이는 학자금을 충당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대학생 응답자 10% 이상은 대출을 경험했으며 주로 학자금이 목적이었다. 대출금액은 평균 596만원이었다.
주거비는 청년과 대학생 모두에게 큰 부담이었다. 부모와 독립해서 사는 경우 주거비가 전체 지출에서 약 20%를 차지했다. 전세(15만1000원)를 이용하면 그나마 지출이 적은 편이었고 월세 시 월 지출은 31만1000원으로 전세의 두 배에달했다.
청년과 대학생의 연체 경험률은 각각 15.2%, 4.7%로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이들은 주로 취업준비 기간에도 정책금융 지원이 필요하며 청년 임대주택 확대 등 제도 마련을 통해 주거비 부담을 줄일 방안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금융당국은 청년 대학생 햇살론을 2018년 중 약 600억 원을 추가 공급할 방침이다. 재원은 신용카드 사회공헌재단 출연 등을 통해 마련한다. 또 청년 대학생의 재기지원을 위한 연체관리, 채무조정 등 개선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