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차세대 대중형 전기차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신차 '모델 3'의 공급 지연 문제로 구설수에 올랐다. 이에 대량 생산 일정 목표를 3개월 늦추며 진화에 나섰지만 3분기 영업 손실이 역대 최대를 넘어서고 주가도 폭락하며 악재는 계속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일(이하 현지시간)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모델 3의 연내 5000대 생산 목표를 내년 3월 말까지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터리 조립 공장의 생산 라인에서 병목 현상이 발생, 대량 생산 일정을 당초 일정보다 3개월 늦추기로 한 것이다.
CNN에 따르면 이후 테슬라 주주 중 한 명이 "테슬라가 투자자들에게 모델 3의 조립 관련 병목 현상과 생산 지연을 숨겼다"며 소송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이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수동 조립' 방식을 지적하기도 했다.
테슬라의 신차 '모델 3'은 지난 7월 기준 선주문만 50만 대를 넘기는 등 차세대 대중형 전기차로 주목받았다. 2020년까지 연간 10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지만 예탁금 형식으로 첫 선주문을 받은 지 1년 여 만에 30명에게만 자동차를 인도되면서 목표 생산 규모를 맞출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나오기도 했다.
머스크 CEO는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을 겨냥하기 위해 오는 2020년께 중국 공장에서 모델 3을 비롯, 차기 모델들을 연간 수십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것이라는 구상을 구체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FT는 내년 말까지 모델 3 제품을 주당 1만 대 생산하겠다는 계획도 불투명해졌다고 내다봤다.
이는 애플 신모델로 주목 받던 아이폰X가 부품 공급 차질에 출시가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은 애플과 닮은꼴이다. WSJ, 블룸버그 등 다수 외신들은 지난 9월 아이폰X의 핵심 기술로 꼽혔던 얼굴인식 기능 '페이스 ID'에 필요한 주요 부품들의 공급 불균형으로 인해 대량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폰X의 선주문이 밀리고 있다는 소식에 수요량을 충족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공급 지연에 따른 잇따른 구설수가 악재로 작용하면서 테슬라 주가는 하루 사이에 3% 이상 하락했다. 같은날 발표된 3분기 실적에서는 매출이 29억 8500만 달러(약 3조 3259억 원)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 손실은 6억 1900만 달러(약 6897억 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해 전분기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