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이사회를 열어 내년부터 3년간 29조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잉여현금흐름 가운데 50%를 환원하는 방침을 유지하고, 그 기간도 1년에서 3년 단위로 바꿨다.
이미 삼성전자는 해마다 배당을 늘려왔다. 2015년 3조1000억원에서 이듬해 4조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4조8000억원으로 확대한다. 배당을 진행한 뒤 잔여 재원이 있으면 추가로 배당하거나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주주환원 규모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다른 주요 상장사도 강한 주주환원 요구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삼성증권 자료를 보면 코스피 상장법인 실적이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4.4%씩 증가한 데 비해 배당은 9.5% 늘었다. 같은 기간 배당성향도 해마다 4.9% 성장했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와 내년 배당증가율 예상치는 각각 35.4%, 17.4%에 달한다.
배당 원천인 잉여현금도 쌓이고 있다. 코스피 상장법인이 영업으로 창출한 현금흐름은 2016년 230조원대까지 증가했다. 이에 비해 설비투자에 드는 비용은 절반 수준인 120조원대로 집계됐다.
기관 투자자가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유도하는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아직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기관이 자산운용사와 자문사를 합쳐 10곳 미만이지만, 내년에는 국민연금을 필두로 기관 참여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으로 경영전략, 위험관리, 지배구조까지도 적극적인 개선 요구가 나타날 전망이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과 투자자 사이에 새로운 관계가 형성될 것"이라며 "코스피 상장법인이 잉여현금을 늘리면서 자본구조를 효율화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고, 이는 주주환원책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여부에 따라 국가별 배당성향 격차가 커지고 있다"며 "똑같은 이익을 내더라도 제도를 도입한 시장에서 주가 상승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했다.
실제 스튜어드십코드를 일찍 도입한 네덜란드나 영국, 캐나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네덜란드와 영국, 캐나다는 제도 도입을 전후로 배당성향을 최대 25%포인트 가까이 개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