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대사는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몇 년간 양국이 많이 노력했지만 외부적 요인도 있고 해서 (신뢰관계가) 서로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 대사는 특히 "러시아가 최근 북한과 접촉했다"며 "(러시아가 언급한) 가시적 3단계 쌍중단, 평화협정 등의 내용이 나왔는데 우리 정부가 러시아 역할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란다는 것을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 대사는 북핵 관련 러시아 역할에 대해서는 "러시아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 역할이 무엇인지는 지금 분명히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최근 북한이 도발을 하지 않는 상황에 대해 "상세한 정보는 갖고 있지 않지만 러시아가 모종의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 대사는 "대사로 내정된 후 '정치권 많은 분들 접촉해서 러시아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켜보자, 왕래를 빈번하게 하자'고 생각했다"며 "다음 주 출국 직전 여야 중진 의원 6∼7분과 함께 주한러시아 대사관저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제 바람이지만 2020년까지는 100만 정도를 목표로 (한·러 간) 인적 교류를 확대하고, 고위급 인사들의 빈번한 접촉도 있어야겠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우 대사는 "한러 관계 발전 위해 최선 다했지만 완벽한 신뢰관계가 미흡했다고 생각했다"며 "노력은 많이 했지만 외부 요인도 있어 서로 만족할 만한 수준은 못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여러 채널을 통해 러시아와 신뢰관계를 구축하려 하고 있고 제가 가진 것을 바치겠다"며 "거기에 제 첫번째 사명이 있다"고 강조했다.
우 대사는 "양자관계의 실질적 경제협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면서 "남북러 삼각교역 등도 이러한 터전 위에서 하는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 신임대사는 특히 "(문 대통령도 러시아와) 신뢰관계를 획기적으로 구축하고 실질적인 경제협력이 필요하겠다고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우 대사는 한러 간 경제협력이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크림사태나 (대러) 제재 등 외부 요인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의료협력이랄지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나인브릿지 사업 가운데 제재에 해당되지 않는 부분에 접근하면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우 대사는 다만 대북 제재 국면에서의 남북러 3각협력에 대해서는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에서 다각도의 노력을 한다. 아직 로드맵을 발표한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안다"며 "양자관계 경제협력이 목표고 지금은 남북관계가 경색돼 있고 제재 국면이기 때문에 대사로서 (제재·협상 등의) 선후관계를 논할 입장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같은 상트페테르부르크대 출신인 우 대사는 "푸틴 대통령은 대학 동문"이라며 "3일 동문회가 열리는데 참석하기로 했다. 저도 변호사고 푸틴 대통령도 법과대학 나왔으니 그런 점에서 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 대사는 이어 "무엇보다 대사이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이익을 위해, 한국과 러시아가 우호 협력 동반자가 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푸틴 대통령과 동문이라 하니 제가 더 각별히 지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 대사는 다음주 초 러시아로 출국해 정식 부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