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 현대자동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수익성이 일제히 악화됐다. 중국 사드 여파에 통상임금 후폭풍까지 휘몰아치면서다.
현대·기아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현대모비스는 3분기 영업이익이 5444억원으로 전년대비 24.6% 급감했다고 30일 밝혔다. 매출은 8조7728억원으로 전년대비 0.1% 줄었으며 당기순이익도 4822억원으로 전년대비 31.7% 감소했다.
현대·기아차의 엔진과 변속기, 그리고 차량 제작에 핵심인 금형틀을 제작하는 현대위아는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10.4% 증가한 1조9251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76.4% 감소한 151억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 2011년 상장 이후 가장 저조한 분기 실적으로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 부진, 서산 디젤 공장과 멕시코 공장의 고정비 부담이 늘어난 탓이다.
현대·기아차의 강판을 만드는 현대제철도 예외는 아니다. 매출이 건설경기 호조에 힘입어 전년대비 18.6% 늘어난 4조8202억원으로 분기기준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4.7% 줄어든 3396억원에 머물렀다. 당기순이익도 17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완성차가 안 팔리면 그룹사 전체가 타격을 받는 수직계열화 구조로 이뤄져있다. 중국 사드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 판매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그룹 계열사들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차는 3분기 중국시장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 여파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판매량이 3분의 1 이상 줄었다. 현대차는 18만8063대, 기아차는 83만7대로 전년대비 각각 26.6%, 39.9% 감소했다. 미국시장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대·기아차는 3분기 전년대비 13.1% 감소한 32만7574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이에 현대차는 2분기 연속 순이익이 1조원을 밑돌았으며 기아차는 통상임금 패소가 최종 확정될 경우에 대비해 소급 급여 등 약 1조원을 손실 예상 비용(충당금)으로 처리하면서 10년 만에 분기 영업손실을 봤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3분기까지 부진했던 중국과 미국을 제외하곤 국내와 주요 글로벌 신흥 시장에서는 선전했다”며 “최근 중국 시장에서 판매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 SUV 차급 등 신차의 공급 물량을 확대해 판매 모멘텀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