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사회 분야 국정감사에서 두각을 드러낸 정치인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오신환 바른정당 의원,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유성엽 국민의당 의원,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추혜선 정의당 의원 등이 꼽힌다.
증인으로 출석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부위원장 출신인 이헌 이사장이 세월호 참사 관련 발언을 하자, 법사위원장인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부위원장 시절의 일에 대해서는 답할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증인의) 입을 막게 하는 것 아니냐”면서 “내 양심상 권 의원을 위원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소리쳤다. 현재 권 위원장은 강원랜드 채용 비리 의혹을 받고 있다.
이렇게 두 의원이 고성을 주고받던 중에 오 의원은 “여기가 싸우는 장소예요? 창피해서 회의를 못하겠어요!”라며 더 큰 목소리로 국감장을 제압했다. 오 의원은 “세월호 참사 질문은 할 수 있는 것인데 권 위원장이 안 해도 될 말로 반발을 샀다”면서도 “하지만 여당 역시 권 위원장이 1심 판결이 나거나 검찰에 소환된 상황도 아닌데 지나쳤다"고 말했다.
오 의원이 ‘큰 소리’로 국감스타가 됐다면 조용한 카리스마를 보여준 의원도 있다. 바로 교문위원장인 유성엽 국민의당 의원이다. 3선인 유 의원은 최순실 국정 농단으로 가장 주목을 받았던 지난해 교문위 국정감사를 경험한 덕분인지 올해 국감도 원만하게 이끌며 ‘MC 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 위원장은 지난 24일 전북에서 열린 전북대 등을 대상으로 한 국감에서 교육부를 향해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전북만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최종 편성하지 않아서 결과적으로 올해 보통교부금에서 762억원을 교부받지 못하게 됐다”며 내년도 교부금 배분 때 전북교육청이 받지 못한 762억원을 추가로 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가 “다른 지역 교육청과 협의를 해야 한다”며 미온적 태도를 보이자, 유 위원장은 “전북교육청 몫을 다른 지역에 줄 때 당사자인 전북교육청 관계자와 협의를 하지 않았다”며 “법적 근거도 없이 진행된 사항”이라는 말로 재차 지급을 촉구했고, 결국 교육부는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그런가 하면 과방위 소속 추혜선 의원은 케이블TV 업체인 티브로드가 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갑질을 지시한 사실을 폭로하는 과정에서 본인에 대한 욕설이 담긴 녹취 내용을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추 의원은 국감 첫날인 지난 12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대한 국감에서 티브로드 내부자로부터 받은 녹취 내용을 공개했다. 내용에 따르면 티브로드 서울사업부 마케팅팀 팀장이 회의에서 “정의당에 그 미친 X 하나 있죠? 이름이 뭐야, 그거. 그때 청문회에서. 확 그냥 입을 찢어 죽여버릴까 진짜. 뭐? 중복 할당을 내린다는 둥 업무가 많다는 둥”이라며 추 의원을 원색적으로 비방했다.
추 의원은 “이걸 들어보니 왜 해마다 티브로드에서 노사 문제가 발생하고,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국회 앞에서 농성을 하는지, 케이블방송의 경쟁력이 왜 떨어지는지 알겠다”면서 “규제 기관과 국회도 무시하는 것이 티브로드 조직문화”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