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를 떠난 '초당파' 국회의원들이 얼어붙은 한·중관계에 훈풍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다.
여야 의원 6명은 내달 초 방중해 중국 측과 '해상 일대일로(一帶一路)' 논의를 진행하고 북경 현대자동차를 방문하는 등 전방위적인 의원 외교 활동을 펼친다. 이 같은 의원 외교전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제재'로 경색된 한·중 관계를 복원하는 모멘텀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이들 의원 외교단은 방중해 중국 측 고위 인사들과 면담하는 등 공식적인 일정을 진행한다. 고위 인사 접촉은 외교부가 추진하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 24일 폐막한 제19기 중국공산당전당대회 이후 본격적으로 중국 측과 의원단이 회동할 고위급 인사 명단 논의를 시작했으며, 이번 주 중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와 국회는 여야 의원 6명이 동북아시아 외교 상황이 민감한 때에 방문하는 일정인 만큼 의미에 걸맞게 고위급 인사와의 회동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단은 4일 현대자동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북경 현대자동차 방문 일정도 확정했다. 이번 일정은 '사드 보복' 조치로 타격을 입은 북경 현대차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외교단의 공식 방문 일정 전 단장인 정동영 의원의 한·중 물류 교류 관련 행사 참석도 예정돼 있다. 정동영 의원은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최경환 국민의당 의원과 함께 중국 측 물류학회 초청으로 내달 1일 먼저 출국해 중국 물류의 날 행사에 참석한다. 4회차를 맞는 이번 행사에 한국이 초청 받은 것은 처음이다.
중국 '시진핑 집권 2기'가 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토교통부와 한국 물류협회가 행사에 참여해 CJ대한통운, 현대글로비스, 롯데로지스틱스 등 한국 물류 기업 8곳과 '한·중 물류 포럼' 구상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동영 의원 측 관계자는 '한·중 물류포럼'과 관련해 "중국 측에서 해상 일대일로 개척을 위한 해상 물류 교류 방향을 한국과 논의하자는 것"이라며 "중국에서 특별히 CJ, 현대 글로비스 등 기업의 참석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한·중 양국 정부 관계가 정치·경제적으로 먹구름이 낀 상황에서 의원 외교가 다리를 놔 민간 경제 협력의 기틀 마련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정동영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중국 물류학회에서 초청이 있었고, 이후 국토부와 물류협회를 참여시켰다"며 "(한·중 물류포럼은) 일대일로로 달려가는데 사드 때문에 한·중관계가 깨져 있는 상황에서 민간 차원에서라도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소통하고 정보를 교환하며 협력 창구를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외교단은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미국을 방문한 데 이어 정동영·김두관·이석현·정병국 의원으로 '방미단'을 꾸려 지난 추석 연휴 기간 미국 의회 관계자를 만나 의원외교를 펼쳤다. 방중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