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사드 배치로 냉랭했던 한국과 중국 관계가 곳곳에서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반한 감정으로 부침을 겪던 한국기업들도 중국의 변화가 부정적이지 않다는 반응이다.
경제분야도 양국의 우호적 관계가 다시 형성될 것이라며 훈풍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 중국의 국방장관이 사드 갈등 이후 2년 만에 회담을 가졌다. 한·중 관계 회복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 속에 당 대회를 마친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역할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를 계기로 경제 전반에 해빙무드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2기 체제가 출범하며 긍정신호를 더 강하게 만들고 있다. 시 주석의 집권체제가 확실하게 굳어지면서 중국 내부에서도 혼란했던 정국이 수습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치‧사회적으로 여유가 생긴 중국이 사드 문제만으로 한국과 관계를 악화시킬 이유가 없다는 견해다.
특히 경제 부문은 양국 협력이 동아시아 패권을 쥐는 열쇠라는 부분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일단 지난 18일 열린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외(당대회)'가 중국 내 유행처럼 번졌던 반한감정을 어느 정도 해소시켰다는 관측이다.
시 주석이 경제분야를 직접 챙기면서 구조 개혁을 추진하려는 의지도 양국 경제관계 개선에 호재로 작용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에서는 시 주석이 경기 부양보다는 공급 측 개혁 등 구조 개혁에 방점을 찍어왔다는 점에서 2기 체제에서도 이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트라는 “지난 30여년간 경제 발전에 힘입어 세계 주요 2개국으로 떠오른 중국은 경제 체질 변화와 경제 개혁의 지속 추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시진핑 지도부는 공급 측 개혁, 국유기업 개혁, 금융리스크 방지, 부동산시장 안정,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등 핵심 정책을 대대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시 주석은 이번 당대회 연설에서도 ‘경제 개방’에 초점을 맞췄다. 외국 기업에 평등한 기회를 부여할 것이라는 입장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향후 해외 자본에 대한 시장 접근을 완화하고, 서비스 부문에 대한 접근 확대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도 중국과의 경제관계 회복을 위해 물밑접촉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25일 "중국이 당대회 이후 한국과의 경제관계 개선을 위해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정부차원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비롯한 다양한 접촉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예경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중국의 개방정책으로 환율 및 금융 시스템에 대한 시장지향적 개혁이 심화될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당대회 이후 사드 문제가 예전보다 둔감해진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이어 “19차 당대회는 북핵과 사드 배치로 복잡해진 한·중 관계에서도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지도부가 교체되는 이 기회를 통해 사드문제를 해소하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중 협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