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올 연말까지 5%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내년 초에는 주담대 금리가 최대 7%대에 달할 전망이다. 대출자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은 지난 20일 5년물 금융채 금리를 반영해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를 일제히 올렸다.
변동금리도 상승하고 있다. 변동형 주담대 기준금리인 코픽스는 9월 기준 1.52%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은행들은 이를 반영해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를 최대 4.3%까지 올렸다. 이처럼 대출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는 이유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짙어지면서 채권 시장이 들썩이고 있기 때문이다.
5년 고정금리는 5년물 금융채 금리를 기준으로 하는데 5년물 금융채 금리가 지난 12일 2.33%에서 이번 주 들어 2.44%로 0.11%포인트 올랐다. 다음주 중 5년물 주담대 금리가 최소 0.1%포인트 이상 추가 인상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71%포인트 급등한 2.006%로 마감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2%를 웃돈 것은 2015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19일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한 매파적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금융 완화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성숙되고 있다"고 발언하는 등 금리 인상에 의지를 보냈다.
한은은 빠르면 11월,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0.25%포인트씩 두 차례 인상되면 은행들은 곧바로 대출 금리에 반영하고, 시장금리와 대출금리는 그 이상으로 상승하게 된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미국의 금리 인상 다음달인 올 1월 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미국 금리 인상폭의 2배 가까이 상승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의 연내 금리 추가 인상과 24일 나오는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등을 감안할 때 대출금리가 당분간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짙다"며 "높아진 금리도 부담이지만 은행들의 대출 문턱까지 높아지면서 돈 빌리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