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문화도시로의 발전을 민선 6기 정책 방향으로 설정하고 경의선 책거리 조성, 마포인재육성장학재단 설립, 평생학습도시 선포 등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결실이 될 마포중앙도서관은 앞으로 우리사회 주역이 될 청소년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다채로운 서비스가 제공되는 핵심 공공기관으로 선보일 것입니다."
서울 마포구 박홍섭 구청장은 지난 20일 아주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남은 임기 동안 교육문화도시로의 결실을 맺겠다고 피력했다. 내달 15일 개관을 앞둔 '마포중앙도서관'이 이번 일정의 핵심이자 최종 결과물이다. 이 사업은 부모 경제력에 관계 없이 저마다의 재능과 꿈을 꽃피울 수 있는 공평한 환경을 만들어주려 시작했다.
박 구청장은 "숲길공원 중 홍대지역에 꾸며진 경의선 책거리는 2016년 10월 개장 이래 10개월간 45만여명이 다녀갔을 만큼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고 전했다. 경의중앙선 홍대입구역~와우교 250m 구간에 마련된 우리나라 최초의 책 테마거리엔 열차모양의 14개 도서별 부스가 마련됐고, 그 곳엔 일반서점에서 만날 수 없는 서적들이 다수 비치돼 있다.
◆청소년들 미래 보장 위한 교육·문화에 행정 방점
구는 '아이들을 제대로 키우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란 신념 하에 마포중앙도서관 건립을 추진했다. 계획을 수립하고 착공하기까지 2013년부터 3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우여곡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초기에 주민들 대다수가 찬성하는데 정작 갑·을 지역 구의원들이 자기 동네에 시설을 짓겠다고 다퉈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세 차례나 열린 구의회 임시회에서 해당 안은 보류되고 부결됐다. 결국 네 번째 도전만에 겨우 안건이 통과될 수 있었다.
마포중앙도서관을 빠르게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IT와 독서를 결합시킨 복합공간이라고 소개한 박 구청장은 "21세기 강국은 넓은 영토나 자원을 풍부하게 가진 나라가 아니라 우수청년인재를 많이 보유한 곳"이라며 "급격한 사회변화의 흐름에 필요한 핵심역량을 키우기 위해 독서에 미디어활용과 공감, 소통, 협업 등을 접목한 리터러시(literacy)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I-Travel(가상 세계여행 체험), Live sketchbook, VR(가상현실 체험) 등 디지털 신기술 IT체험장을 갖춰 무한 상상력을 키워준다. 글로벌 시대에 발맞춘 인재 육성을 목표로 11개국의 다양한 외국어자료를 수집하고, 경제·관광·문화·산업 등 여러 관내 자원을 연계시켜 서비스한다. 장서 10만여권과 683석의 좌석을 갖춘 열람실은 어린이 및 다국어열람실, 디지털미디어실 등 형태로 운영된다.
또 이 지역엔 행사장으로 쓰던 구청사 12층 강당을 리모델링해 개방한 구립 하늘도서관이 있다. 이곳에선 한강과 월드컵공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2013년 11월 개관 이후 하루에 평균 1367명이 찾았고, 현재의 총 회원수는 1만6415명으로 집계됐다. 독서애호가인 박 구청장이 평생 모아온 개인소장도서를 꾸준히 기증하고 있다. 이외에 창전동 내 서강도서관 등이 높은 운영 실적과 이용자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박홍섭 구청장은 "도서관 하나 짓는 것으로 교육환경이 크게 바뀌지는 않지만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올바르게 이끄는 이정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가령 칠흑 같은 어둠속에서는 가고자 하는 길을 찾아가기 어렵다. 그렇지만 누군가가 작은 촛불 하나를 들고 있다면 희미하나마 길을 밝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1000만 관광객 시대 걸맞는 새 브랜드 선보여
올해 마포구는 국제 관광도시로의 부상을 목적으로 한 공격적 마케팅을 위해 '마포브랜드'를 개발했다. 다양한 문화가 복합적으로 공존하는 마포를 고유명사로 영문화하고, 도시와 사람의 조화를 형상화한 디자인을 만들었다. 2015년 관광통계조사에 따르면, 마포를 방문하는 관광객 수는 2013년 284만여명, 2014년 344만여명, 2015년 651만여명 등으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인다. 앞으로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1000만 시대'가 머지 않은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구는 지난해 7월 전담부서인 '관광과'를 신설했다. 또한 지역관광 발전의 주체로 공적기능을 맡는 마포관광협의회를 설립하고, 마포관광포럼을 활성화시켜 업계 종사자와 전문가들의 생생한 현장 목소리를 듣고 관광정책 실효성 향상에 앞장서고 있다.
박 구청장은 "개별과 단체 관광객들에게 오래 기억에 남도록 특화상품을 선보이면서 동영상 및 글로벌 서포터스 활용 SNS 홍보 등으로 그들에게 다각도로 접근하는 중"이라며 "이와 함께 문화관광 분야 홈페이지 개편 등으로 우리 구의 숨은 매력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세부방안을 알렸다.
'자유의 거리'로 대변되는 홍대를 찾는 관광객들의 편의 증진 차원에서 지난 4월 공항철도 역사 내 '마포관광정보센터'를 서교동 홍대걷고싶은거리 지상으로 이전시켰다. 다채로운 거리공연이 쾌적한 환경에서 이어질 수 있도록 현지 문화명소화 사업을 마쳤고, 6월엔 걷고싶은거리에서 '관광객 환대이벤트'를 열어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앞으로 실험적이며 독창적인 홍대앞 인디밴드 페스티벌 등을 열어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감미로운 추억을 심어준다는 계획이다.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이들의 언어적 불편을 없애면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차량이동관광안내소, 일명 '홍카'의 설치를 준비 중이란 박홍섭 구청장은 "수요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서 여행편의를 더할 수 있는 적극적인 통역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장애아들에 삶의 장벽 뛰어넘는 희망 심어줄 것
최근 서울의 한 자치구에서 장애학교 설립을 둘러싸고 빚어진 마찰이 큰 이슈로 떠오른 바 있다. 올해 9월말 기준 장애를 가진 어린이는 전국적으로 약 30만명에 이른다. 하지만 장애로 인해 힘들어하는 귀한 생명들은 정작 본인의 고통을 덜기 위해 전국 곳곳을 찾아 헤매고, 그나마 치료를 받더라도 그 기다림의 시간이나 비용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크다.
박홍섭 구청장은 재임 중 가장 잘한 업무로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설립에 나선 것을 꼽았다. 마포구 상암동에 들어선 이 병원은 장애어린이를 위한 국내 최초이자 최대의 전문병원이다. 공공예산의 한계로 중앙정부조차 시도하지 못했던 것에 더해 선출직 공무원으로 표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었지만 선뜻 구유지를 내줬다. 이 과정에서 반대 입장에 선 이들을 줄곧 설득했다.
박 구청장은 "녹록지 않은 일정의 연속이었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민간·기업의 협치모델을 구성해 혁신적으로 성과를 이뤄냈다"면서 "2014년 구와 푸르메재단이 협약을 맺었고, 구에서 부지를 제공하고 각종 행정지원을 실시하는 한편 사회복지시설 운영 보조금을 지원했다"고 회상했다.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재활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소아건강정신과, 치과 등 4개 분과와 입원병상 91개, 외래병상 40개를 갖췄다. 이 병원은 하루 500명, 연간 15만명의 장애아동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작년 1월 시범운영을 거쳐 4월 정식 개원한 이래로 지난 1년여 동안 진료 환자 5000여명, 치료 건수 8만여건을 기록했다.
건립 땐 또 하나의 기적이 일어났다. 넥슨컴퍼니, 삼성자산운용 등 500여개의 기업과 1만여명의 시민들이 십시일반 기부금을 모았다. 단지 장애아의 복지를 향한 열망이 그 원동력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이렇게 모인 약 273억원은 든든한 주춧돌이 됐고 지금의 결실을 만들어냈다. 이는 우리나라의 성숙한 기부문화 확산에도 커다란 계기가 됐다.
박 구청장은 "통합과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어린이재활병원은 수영장, 어린이도서관 문화센터, 체육관 등도 마련돼 장애·비장애인 모두에게 열린 통합형 편익시설"이라며 "지자체 주도의 국내 첫 장애어린이 재활병원으로 대한민국 공공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피력했다.
◆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마포구 대흥동 출생 △용강초등학교, 숭문중·고교, 성균관대 법학과 졸업 △한국노총 조직부장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 △남북민간교류협의회 공동대표 △근로복지공사 (이)사장 △민선 3·5·6기 마포구청장 △저서 '마포나루에 뿌린 볍씨 한톨'(2002), '통섭의 바다로'(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