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한미FTA 논란…‘재협상 없다’던 발언의 진의는

2017-10-10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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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 두번째)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무역대표부에서 열린 '제2차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에 참석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등과 함께 양국 FTA 현안에 관해 의견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과 관련해 공방을 벌이고 있지만, 정부의 태도 변화를 지적한 야권의 주장이 힘을 잃고 있는 모양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권은 “문재인 정부는 최근까지도 FTA 재협상은 없다고 했지만 결국 개정에 합의했다”고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한미 FTA 재개정은 없다며 국민들을 속여왔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지난 6일 "제가 FTA에 대해 이야기한 것은 사실에 근거한 것"며 "정부는 지금까지 한미FTA 재협상은 없다고 얘기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재협상에 나서게 됐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처럼 야권에서 문제 삼고 있는 해당 발언은 지난 6월 28일부터 3박 4일간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 당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직후 공동언론발표 등을 통해 “지금 한미FTA 재협상을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7월 1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상회담에서 FTA 재협상에 대해 양측 간 합의한 바가 없다”며 “문 대통령은 FTA의 상호 호혜성을 강조하면서 양측 실무진이 FTA 시행 이후 효과를 공동 조사할 것을 제의했다"고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지난 7월 1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보고에서 ‘한미FTA를 재협상하기로 한 것인가’라는 의원의 질문에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말했지만 재협상 합의가 있지는 않았고 재협상이 시작된 것도 아니다”고 일축했다.

논란은 ‘재협상은 없다’와 ‘재협상 합의는 없었다’에서 비롯됐다. 정부는 “재협상 합의는 없었다”고 말했지만, 야권은 이를 “재협상은 없다”고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양자 간 협정인 한미FTA 조항에 애초에 한국이든 미국이든 (개정을) 요구하면 협상을 하게 돼 있다”면서 “회담 당시 재협상 계획이 없다는 것이고, 재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한미FTA 개정은 22조에 의해서 일방이 요구할 수 있고, (나머지 한 측은) 이 요구에 동의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개정 절차 추진에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도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FTA 개정 문제는 트럼프 정부 출범 후 예견됐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지적에 대해 국민의당 한미FTA 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조배숙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물론 (그 둘이) 다른 얘기일 수도 있지만 그것이 국내에 보도되기는 국민들은 그렇게 읽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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