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주 전역이 산불로 비상이 걸렸다.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이 마른 강풍을 타고 급속히 번지면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것. 이번 산불로 사망한 사람은 10명까지 늘었고 주택을 비롯해 2000채 이상의 건물이 전소됐다.
특히 심각한 곳은 캘리포니아 북부다. CNN과 로스앤젤레스타임즈(LAT) 등 현지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밤 ‘와인의 메카’ 나파밸리 인근 칼리스토가에서 시작된 산불은 소방대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속 80km의 건조한 바람을 타고 확산일로다. 특히 여러 곳에서 산불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진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주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나파, 소노마, 유바 카운티 등에서 2만 명 이상이 산불로부터 피신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소노마 카운티에서 7명이 사망했고 나파 카운티에서 2명, 멘도시노 카운티에서 1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부상자도 여럿이고 일부는 실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매년 산불이 발생하지만 이번 피해는 역대 최악의 수준이 될 것으로 현지 매체들은 예상했다.
캘리포니아아 주 남부도 산불로 위기다. NBC뉴스는 애너하임 당국자를 인용하여 이번 산불인 '캐년파이어 2호'는 지금까지 6000에이커와 건물 24채를 태웠다고 보도했다.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오렌지 카운티를 비롯해 인구 밀집지역 인근에서 발생한 것이라 수천 명의 소방관들은 헬기를 동원하면서 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산불을 피해 대피한 나파 카운티 한 주민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부랴부랴 물건 몇 가지와 반려견들만 챙겨서 차를 타고 빠져나왔다”면서 “하늘을 시뻘건 불꽃이 덮고 있었고 사방은 온통 연기로 자욱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