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택배산업, 세계로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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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퉁택배, 2016년에 뉴욕 증시 상장 ‘쾌거’

중국 내 택배산업 성장, 정부 뒷받침이 동력

알리바바‧징둥 등 전자상거래 업체들도 가세

인재확보, 현지화 역량 강화 등 걸림돌 산재

2016년 10월 27일. 중국으로서는 역사적인 날이다. 중국 택배업계의 해외시장 진출 노력이 ‘상징적인 결실’을 맺은 날이기 때문이다.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외벽에는 중퉁택배(中通快遞, ZTO) 상장을 축하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중국 중퉁택배의 상장을 축하하는 대형 현수막이 2016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외벽에 걸렸다. [사진=인민화보 제공]


중퉁택배는 뉴욕증시 상장으로 알리바바 이후 중국기업으로서는 최대 규모의 자금을 조달(13억 달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중국의 택배물류산업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해외시장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1980년대 중반, 중국에 택배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하던 시기에는 DHL, Fedex, UPS, TNT(2016년 Fedex에 인수합병 됨) 등 세계 1~4위 글로벌 택배업체가 전세계 택배물량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었다.

30년이 흐른 2017년 10월 8일 현재, 후발주자인 중국 택배업체들의 세계무대에서의 존재감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전세계 100여 개국의 최대 무역파트너가 된 중국은 세계 최대 무역국으로서의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현재 중국 내 택배물류업계는 1위 기업인 순펑(順豐·SF Express)을 비롯 2위 기업인 중퉁(中通)이 계열사로 있는 퉁다(通達)그룹(계열사로 중퉁(中通)을 비롯 위안퉁(圓通), 선퉁(申通), 바이스후이퉁(百世匯通), 윈다(韻達)를 두고 있음)과 EMS(1985년 설립된 중국 최초 택배기업이자 중국 국유기업)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업계 밖에서는 전자상거래 공룡으로 불리는 알리바바(阿里巴巴)를 비롯 징둥(京東)과 쑤닝(蘇寧)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이 택배사업에 뛰어들었다. 알리바바는 2013년 순펑, 퉁다그룹과 손잡고 조인트회사를 설립했다. 징둥과 쑤닝은 자체 택배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 국내시장에서의 성장에 주력하던 중국 택배업체들이 글로벌 사업 확장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순펑은 이미 지난 2009년부터 미국과 유럽 등지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오고 있다. 2015년 국제사업팀을 신설한 톈톈콰이디(天天快遞)는 2년 만에 해외지사 8곳과 해외공장 14곳, 글로벌 전용라인 7개를 두고 있다.

위안퉁은 2016년 18곳의 해외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중퉁은 태국과 러시아에도 지점을 여는 등 11개의 수출 라인을 개통했다.

중국 택배 업체들이 세계 곳곳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거미줄처럼 촘촘히 구축해 나가고 있다.
중국 택배물류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중국 현지시장에서의 경험과 성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택배물류산업의 폭발적인 성장 배경으로 두 가지 이유를 꼽는다.

하나는 전자상거래와 함께 급성장한 인터넷 소매판매다. 중국 최대 인터넷쇼핑몰인 알리바바의 ‘타오바오(淘寶)’ 탄생(2003년)을 계기로 인터넷 소매판매가 급성장하면서 택배건수도 덩달아 급증했다. 작년 말 기준 중국의 택배건수 313억 건 중 인터넷 소매판매로 인한 건수가 절반에 가까운 153억 건에 달한다.

다른 하나는 중국 정부의 택배산업 육성정책이다. 중국 정부의 택배산업 육성 의지는 ‘택배업 발전 13차 5개년 계획(2016-2020년)’(이하 계획)에 담겨 있다.

중국 정부는 택배산업이 높은 성장성뿐만 아니라 고용창출효과도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택배산업을 통해 500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매년 100만 명이 새로 일자리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는 중국이 매년 신규 고용창출 목표를 1000만 명으로 잡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의 10%에 해당하는 높은 비중이다.

계획은 또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글로벌화의 추진 속도를 높이며, 택배업체들의 해외 진출을 장려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글로벌 물류시스템 상호 연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창한 신(新)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 관련국들을 포함한 글로벌 택배우편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을 장려하고 있다.

중국의 택배산업은 중국의 전자상거래 발전과 궤를 같이한다. 중국 전자상거래 총 거래액은 2006년 1조 위안(약 166조원)을 돌파한 이래 2016년 20조 위안으로 불어나 20년 만에 무려 20배나 성장했다.

이 기간 중국의 택배 산업도 31배의 성장을 이뤘다. 2014년에는 중국 내 택배서비스 물량이 처음으로 100억 건을 돌파, 미국을 넘어 세계 1위에 등극했다. 2016년에는 313억 건에 달했다. 택배 산업의 매출액은 2010년부터 575억 위안에서 지난해 2760억 위안으로 6년 새 4.8배 증가했다.

2020년에는 중국의 국제 전자상거래 규모가 중국의 총 수출입 규모보다 30% 많은 12조 위안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이다. 중국 택배물류산업의 또 한 번의 도약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해외 진출에 나선 수많은 중국 택배업체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기술 조건이나 서비스 체계, 사업장 설립, 글로벌 인재 확보, 현지화 역량 등이 그것이다.

중국 택배업체들의 적극적인 해외진출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시장점유율은 글로벌 택배업체에 비하면 아직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낮은 운영효율과 세계적으로 불거지고 있는 보호무역주의도 걸림돌이다.

쉬융(徐勇) 택배물류자문넷 수석고문은 “현재 글로벌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는 중국 택배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하나는 중국의 경제적 위상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 국내 택배산업의 발달”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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