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과 산케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스기모토 유우지 베인캐피탈 일본 지사장은 이날 오후 도쿄 도내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을 통해 도시바-WD간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가 중재역을 맡아 분쟁을 조기에 해결 하겠다”고 말했다.
도시바 메모리의 일본 미에현 욧카이치 공장을 공동운영하고 있는 WD은 도시바 메모리의 제3자 매각을 반대한다며, 국재중재재판소와 미국 상급법원에 제소를 한 상태다. 내년 3월 이전까지 분쟁을 해결하지 못하면, 도시바 메모리 매각작업은 물론 도시바 그룹 재건도 안개속에 빠지게 된다.
이미 갈등의 골이 깊어진 도시바와 WD이 양자간 대화로는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것으로 판단, 도시바 메모리 인수 주체인 한미일 연합이 직접 중재에 나선 것으로 분석됐다.
스기모토 지사장은 도시바와 한미일 연합간 도시바 메모리 정식 인수 계약을 체결한 지난달 28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으나 회견시간 10여분 후 회견장에 참석해 “관계자들의 합의를 구하지 못했다”며 취재진들에게 사과하고 돌연 취소했다. 그는 이날 도시바와 체결한 계약에 대해 “모든 관계자의 방향과 전략은 일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 어떤 기업이 왜 반대했는지 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날 회견을 가졌다는 것은 한미일 연합 참여 기업간 이견을 최종 조율했으며, WD과의 분쟁 해소를 위한 제안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한미일 연합측이 WD에 그동안 욧카이치 공장이 WD에 공급했던 플래시 메모리 제품 물량 비율을 그대로 제공할 것이라는 내용 등을 제시할 것으로 알라졌다.
한편, 스기모토 지사장은 “도시바 메모리는 일본 기업으로 독립성을 확보할 것이며, 수 년 후 상장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바 메모리의 경영진이 “현 체제를 지속할 것”이라면서도 “해외 전개를 중시하겠다면 외국인 경영자를 맞아들일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유연한 인사체제를 마련할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블룸버그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베인캐피털이 도시바 메모리를 인수 완료한 뒤 2~3년 안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도시바는 내년 3월 말까지 매각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때 거래가 종료한다면 빠르면 2020년에 도시바메모리 주식이 증시에서 거래될 수 있다.
소식통은 정확한 기업공개(IPO) 시기는 도시바메모리의 재정 및 시장 환경에 달려있으며 크게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베인은 도시바메모리에 스톡옵션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라, 직원들은 IPO로 수익을 얻을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베인이 이끄는 한미일 연합에는 SK하이닉스, 애플, 델, 시게이트 테크놀로지, 킹스톤 테크놀로지 등이 참여했다. 도시바 메모리 인수를 위해 설립한 목적회사 K.K. 판게아의 의결권은 베인캐피탈-SK하이닉스 컨소시엄이 49.9%, 도시바 40.2%, 일본 광학기긱 업체 호야가 9.9%를 확보했다. 일본 측이 의결권 과반을 가져가 전략적으로 중요한 반도체 사업을 일본 통제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