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두 사람은 위스키 증류 공장 안에 설치된 스테이츠맨 본부에 도착, 위험에 처한 세계를 구하려 노력하지만 닮은 듯 다른 두 조직의 간격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 이 과정에서 에그시와 멀린은 죽은 줄로만 알았던 해리와 재회하지만 그는 총상 때문에 킹스맨에 대한 기억을 완전히 잃은 상태. 위기의 킹스맨은 스테이츠맨의 도움을 받아 골든 서클을 막으려 분투한다.
영화 ‘킹스맨: 골든 서클’는 2015년, 전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新스파이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의 속편이다. 전작을 통해 재기발랄한 상상력과 새로운 액션 감각을 선보인 매튜 본 감독은 미국의 비밀 조직 스테이츠맨을 등장시켜 한층 더 넓어진 세계관을 선보였다.
스테이츠맨의 등장으로 영화 ‘킹스맨’은 종전과는 다른 재미를 확보한다. 맞춤 슈트와 카우보이모자, 까만 뿔테안경과 보잉 선글라스, 우산과 올가미 등 대조적인 상징물들로 정서 간의 충돌이나 일련의 사건들을 풀어 신선한 재미와 볼거리를 선물한다. 또한 사사건건 부딪치고 티격태격 싸움을 벌이는 태런 에저튼과 채닝 테이텀은 또 다른 케미스트리를 발휘, 이전 조합과는 다른 면면을 끌어낸다.
고상하고 악랄한 악당 포피(줄리안 무어 분)나 가제트 우먼 진저 에일(할리 베리 분), 마초남 에이전트 데킬라(채닝 테이텀 분) 등 매력적 설정이 가득한 뉴 페이스들은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함축하며 다소 맥 빠지는 전개와 결말을 맺고 전대미문의 컴백으로 모두를 놀라게 한 해리 하트나 젠틀하게 성장한 에그시 언윈 역시 이야기의 핵심임에도 매끄럽게 이야기를 풀어내진 못했다. 거기에 ‘킹스맨’의 대표 격인 해리 하트는 기억을 잃는다는 설정으로 이전과 다른 면면을 드러내는데 그 모습이 관객에게 좋은 평가를 끌어낼 수 있을지 미지수. 일종의 캐릭터 붕괴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넓어진 세계관만큼 볼거리가 풍성해지고 화려해진 것은 분명하다. 액션의 규모며 역동성은 이전보다 더 풍성하고 화려하다. 특히 포피랜드에서 펼쳐지는 에그시와 해리의 협업은 ‘킹스맨2’를 대표하는 강렬한 이미지로 남을 것이다. 카메라의 워킹이나 구성, 액션 디자인은 팬들이 사랑하는 ‘킹스맨’의 키치함이 잘 살아있다.
음악 역시 빼놓을 수 없이 매력적인 부분. 엘튼 존을 비롯해 영국과 미국을 가로지르는 명곡들이 쉴 새 없이 터지며 영화의 리듬감을 배가한다. 내적 댄스를 유발하는 명곡과 화려한 볼거리, 카타르시스를 유발하는 액션은 말 그대로 잘 빠졌다.
전작 팬들에겐 다소 아쉬운 구성과 캐릭터 설정이지만 시원한 액션과 음악, 상상력만큼은 여전하다. 27일 개봉이며 러닝타임은 141분, 관람 등급은 청소년관람 불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