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암호통신이 대중화되면 보안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입니다. 잃어버린 일자리보다 새롭게 창출되는 일자리가 더 많아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곽승환 SK텔레콤 종합기술원 퀀텀 랩장은 21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아주경제의 ‘착한 성장 좋은 일자리 글로벌 포럼(GGGF)’ 키노트 세션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 보안의 패러다임을 바꿀 양자암호통신’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역학적 원리를 이용해 통신망 정보탈취 및 도·감청을 100% 차단·감지하고, 데이터를 암호화하여 전송하는 기술이다. 양자암호에서 사용되는 빛의 입자는 물리적 성질이 파괴되는 원리를 이용했다. 즉, 제3자가 해킹을 위해 암호의 열쇠에 접근하면 스스로 파괴돼 해독이 불가능해진다. 이론적으로 해킹 자체가 불가능해 정보 보안시장의 글로벌 핵심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미국·유럽 등 주요 선진국은 10여년 전부터 양자암호통신 개발에 착수했으며, 미국 스노드 사건 이후 중국도 양자암호망 구축을 공식발표하는 등 최근 각국에서 개발 및 사업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곽 랩장은 “인텔, 구글, MS, IBM 등 글로벌 사업자들이 양자암호통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투자를 적극 펼치고 있다”면서 “이미 중국은 작년에 베이징에서 상하이까지 암호망을 구축했다. 심지어 북한도 7년 전부터 중국과의 협력으로 양자컴퓨터 개발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양자암호통신의 시작 단계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 과제 가운데 양자정보통신이 포함되면서 이 기술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동통신시장 1위 사업자 SK텔레콤이 양자정보통신을 이용한 암호화 기술에 조기에 뛰어들었고, 삼성전자도 올해부터 양자컴퓨터 개발에 나선 상태다.
현재 SK텔레콤은 자체 망 및 KISTI SuperSIReN망을 이용해 총 5개 구간의 양자암호 시험망을 가동 중이며, 전용 중계기(Trusted Node) 개발 후 장거리 구간 및 N:N 연동방식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또한 SK텔레콤 내부에서는 LTE Backhaul망(세종시 전역~SKT 둔산 사옥)에 양자암호시스템을 적용해 하루 최대 35만 가입자가 양자암호를 통한 데이터 서비스를 받고 있다.
아울러 곽 랩장은 “현재는 양자암호통신 장비가 크고 가격이 비싸 백본에 들어가는 정도로 사용되는데, 앞으로 SK텔레콤은 양자암호를 집안의 셋톱박스 형태의 크기로까지 만들어 집안까지 서비스가 가능한 QTTH(Quantum To The Home)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