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순칼럼]​중국의 ‘비현실적’인 한반도 3대원칙은 ‘현실적’인 수정이 필요

2017-09-1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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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수소탄 시험에 관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9월 3일 오전 11시 30분(서울 12시 30분) 북한은 제6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사흘 뒤인 6일, 북한은 김일성광장에서 이른바 ‘대륙간탄도로켓장착용 수소탄시험’의 성공을 축하하는 평양시 군민 경축대회를 열었다.

◆북한 핵무기연구소의 6차 핵실험 성명이 갖는 두 가지 의미
북한 핵무기연구소는 9월 3일 12시 30분 “대륙간탄도로켓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단행하였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어서, “시험 측정 결과 총 폭발 위력과 분열 대 융합 위력비를 비롯한 핵 전투부의 위력 지표들과 2단열 핵무기로서의 질적 수준을 반영하는 모든 물리적 지표들이 설계 값에 충분히 도달하였다”고 덧붙였다. 대외적으로 핵무기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보인 북한의 이번 성명이 갖는 의미는 이번 실험의 폭발력에서도 증명되었다.

파키스탄의 사례와는 달리, 6번의 핵실험을 마쳤다고 해서 국제사회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겠지만, 이번 제6차 핵실험은 국제사회로 하여금 북한의 핵 능력을 재평가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 분명하다.

필자는 “국가 핵 무력 완성의 완결단계 목표를 달성하는 데서 매우 의의 있는 계기가 된다”라는 북한 핵무기연구소의 성명에서 세 가지 점에 주목한다. 첫째,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이제는 정말 거부할 수 없는 최종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둘째, 북한이 절대로 핵무기 보유 목표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점이다. 셋째, 북한은 마지막으로 제7차 핵실험을 예고했다는 점이다. 중국을 포함한 강대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무장 완성’은 현실이 되고 있다.

◆중국은 변화되는 국제 여론을 직시해야

1992년 한중수교 이후, 중국은 ‘남북균형외교’를 기본적인 한반도 전략으로 선택했다. 중국의 ‘실사구시’ 전략은 상당 기간 유효했다. 사실상 ‘북한의 비핵화’이지만,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주장한 것은 북한의 입장 반영과 동시에 이미 1991년에 비핵화를 결행한 한국의 장기적인 ‘비핵화’ 유지가 목적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의도와는 달리 북한은 2005년 2월 10일 핵무기 보유 선언에 이어, 2006년 10월 9일 제1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6차례의 핵실험을 완료했다. 1kt 이하의 ‘원자탄’ 실험에 불과했던 지난 2006년 제1차 핵실험의 폭발력은 이번 제6차 핵실험에서 50kt~160kt에 이르는 ‘수소탄’으로 평가된다. 중국의 ‘한반도 비핵화’는 이제 ‘이상적’이고 ‘비현실적’인 목표가 되었다.

이번 북한의 제6차 핵실험으로 인해 국제사회의 분위기가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 중국은 다음의 네 가지 중요한 현실적인 변화를 직시해야 한다. 이 네 가지 변화는 모두 중국의 현실적인 국가이익에 불리하다.

첫째, ‘전술핵무기 한국 재배치’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여론이 급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북한의 이번 6차 핵실험으로 인해 위기감이 증폭된 한국과 미국에는 ‘전술핵무기 한국 재배치’에 대한 여론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

둘째,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에 대한 여론이 예사롭지 않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지지하는 여론이 한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에서조차 형성되고 있다는 점을 중국은 심각하게 인지해야 한다.

셋째, 중국이 가장 꺼리는 ‘대만의 핵보유’에 대한 여론조차 미국에서 거론된다는 점이다. 물론 이것은 미국이 중국을 자극하기 위한 일종의 여론전이지만, 중국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계속해서 말썽을 일으키는 북한에 대해 중국도 이제는 일정한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는 점이다.

넷째, 국제사회가 왜 북한에 대해 더욱 강경한 제재를 취하고 있는지를 중국은 인지해야 한다. 국제사회가 이전과는 달리 북한의 대사와 노동자 및 군사고문단을 추방하고 강력한 각종 경제제재를 추진하는 변화 과정에서 중국의 국가이익 설정도 변화해야 하지 않겠는가?

◆중국의 ‘비현실적’인 한반도 3대원칙은 ‘현실적’인 수정이 필요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기본 원칙은 3가지로 대표된다. 일반적으로 ▲한반도 비핵화 ▲평화와 안정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로 정리되는 중국의 한반도 문제 3원칙은 처음부터 ‘이상적’인 목표였지만,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한 지금은 더욱 ‘비현실적’인 원칙이 되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할 수 없다는 중국의 입장은 실현될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일까?

따라서 중국은 이제 비현실적인 ‘한반도 3대원칙’을 현실에 맞게, 그리고 과감하게 수정해야 한다. 중국은 왜 현실적인 ‘한반도 원칙’을 다시 수립해야만 할까?

첫째, 중국의 한반도 비핵화 ‘의지’와는 상관없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실현되고 있는 ‘현실’이다. 둘째, 중국의 반대 ‘입장’과는 상관없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향후 한국과 일본의 동반 핵 보유를 유발한다. 셋째, 이는 다시 중국이 가장 꺼리는 대만을 포함하는 동아시아 핵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진다.

이 모든 것은 단계별로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이 현실이고, 따라서 중국의 대 한반도 3원칙은 현실적인 수정이 필요하다. 북핵문제로 인해 변화되는 국제정세에 따라, 중국은 중국의 ‘실사구시적’인 ‘국가이익’을 위해 ‘한반도 원칙’과 ‘한반도 전략’을 다시 고민하고 수정해야 하지 않겠는가?

필자 : 김상순 동아시아평화연구원 원장, 중국차하얼학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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