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 전통문화연구회 번역실장
공자가 말했다. “군자(君子)는 섬기기는 쉬워도 기쁘게 하기는 어려우니, 기쁘게 하기를 도(道)로써 하지 않으면 기뻐하지 않으며, 사람을 부림에 있어서는 그릇에 맞게 한다. 소인(小人)은 섬기기는 어려워도 기쁘게 하기는 쉬우니, 기쁘게 하기를 비록 도에 맞게 하지 않더라도 기뻐하며, 사람을 부림에 있어서는 완비하기를 요구한다.”(<논어> '자로')
소인, 곧 무능한 리더는 반대이다. 사람의 능력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는 데다 적재적소에 쓸 줄도 몰라, 모든 것을 다 갖춘 완벽한 인재만을 구하려 든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 설사 그런 인재를 구한다 해도 그 인재를 잘 활용하거나 포용하지도 못한다. 때로는 질투하고 시기하기까지 한다. 때로는 모욕적인 언행으로 기만하면서 권위적으로 군림하려 들기도 한다.
사람은 모든 분야에 완벽하고 능통할 수는 없다. <순자(荀子)>에 “날다람쥐는 다섯 가지 재능을 지녔어도 쓸모가 없다”고 했다. 허공을 날지만 지붕 위까지 오르지도 못하고, 나무를 타지만 나무 꼭대기까지 오르지도 못하고, 헤엄을 치지만 계곡을 건너지도 못하고, 구멍을 뚫지만 그 구멍 속에 자기 몸을 가리지도 못하고, 달리지만 사람보다 앞서지도 못하는 것이다. 허공도 날고 나무도 타고 헤엄도 치고 구멍도 뚫고 달리기도 하여, 이것저것 재주는 많지만 정작 쓸 만한 재주는 하나도 없는 셈이다. 다재다능한 스펙만 추구하다 보면 저 날다람쥐처럼 되기 십상이다.
미숙하면 미숙한 대로, 능숙하면 능숙한 대로, 자기가 현재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의 장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것을 극대화시키도록 유도할 줄 알아야 한다. 유능한 리더는 바로 그런 사람이다.
중국 한(漢)나라 개국의 1등공신 한신(韓信)은 빨래하던 아낙에게 밥을 얻어먹던 그야말로 흙수저 출신이었다. 제대로 된 스펙이란 것도 있을 턱이 없었다. 하지만 항우(項羽) 휘하의 한신과 유방(劉邦) 휘하의 한신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사람을 알아보는 리더의 안목이 그만큼 달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