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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주민들이 깃발을 흔들면서 스페인으로부터 분리독립을 외치며 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날 집회는 1714년 스페인이 바르셀로라는 함락했을 당시 항전했던 카탈루냐인을 기리는 국경일인 ‘라 디아다’에 맞춰 진행됐다. [사진=AP/연합]
스페인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11일 (현지시간) 바르셀로나에 모여 독립기 ‘에스텔라다’를 흔들면서 대규모 가두 시위를 벌였다. 카탈루냐는 오는 10월 1일에 독립을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한다는 계획이지만 마드리드 중앙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가디언과 도이체벨레 등 외신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집회 주최 측은 사전 등록자 수가 45만 명이라고 밝혔는데, 바르셀로나 경찰은 트위터를 통해 100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다만 마드리드 정부 측은 총 집회자가 약 35만 명이라고 추산했다.
지난 7일 스페인 헌법재판소는 카탈루냐 주의회가 분리독립 주민투표 실시법을 가결한지 하루 만에 이 법의 효력을 정지시키면서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11일 독립 찬성파인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인 카를레스 푸지데몬 주지사는 예정대로 10월 1일에 분리독립 투표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마드리드 중앙정부는 주민투표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투표 강행 시 카탈루냐의 자치권 몰수까지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바르셀로나·헤로나·레리다·타라고나의 4개 주(州)가 모인 카탈루냐 지역은 관광, 건설, 화학, 제약 중심지로 스페인 GDP의 20%를 기여하는 부유한 지역이다.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하는 스페인 주류 카스티야와 다른 독자적 문화와 언어를 가지고 있는 데다가 중앙정부가 이곳에서 거둔 세금을 다른 지역에 들이붓는 것에 높은 불만을 갖고 있다. 특히 2011년 총선에서 카탈루냐의 독립을 반대하는 대중당이 승리한 뒤 카탈루냐 주민들이이 반발하는 긴축정책을 실시해 불만은 더 높아졌다.
스페인 진보성향의 씽크탱크인 대안제단(Fundación Alternativas)의 마누엘 데라 호차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주민들이 경제위기에 따른 비용이 골고루 부담되지 않는다는 데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11일 대규모 집회에도 불구하고 실제 주민투표가 실시될 경우 독립이 과반을 넘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여론조사에서 카탈루냐 주민 중 49.4%는 독립에 반대했고 찬성한 이들은 41.1%에 그쳤다. 3월의 44%에서 오히려 낮아진 수치다.
최근 스페인이 3%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강력한 경제 회복세를 보이는 데다가 수년 간 계속된 분리독립 캠페인에 대한 피로감이 쌓였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후 겪고 있는 혼란 지켜보면서 독립 여론이 다소 주춤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