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병권 KIST 원장 "ICBM 융합 로봇 개발로 저출산·고령화 사회 문제 해결할 것"

2017-09-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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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주도할 혁신적 연구 지속 발굴‧확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초연결성(Hyper-Connected) 기반의 인공지능(AI), 로봇기술, 바이오기술, 나노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융합을 추진할 적기입니다."

이병권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은 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저출산·고령화 사회에서 요구되는 AI 로봇 핵심 기술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조산업 현장에서의 스마트 팩토리용 로봇과 함께 일상생활에서의 인간·로봇 공존사회를 대비한, 인간의 동반자로서의 로봇이 모두 필요하다는 것. 지난 정부 3년의 임기를 마치고 24대 원장으로 재선임된 이 원장은 간결한 어조로 향후 뚜렷한 비전을 밝혔다.

이 원장은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인공지능과 로봇 플랫폼을 연계한 다양한 형태의 산업용·서비스 로봇을 개발하고 있으나, 국내는 인공지능과 로봇의 본격적 융합이 아직 부족하다"면서 "ICBM(사물인터넷·클라우드·빅데이터·모바일)과의 융합을 통해 이를 해결함으로써 미래로봇 기술 및 산업에서의 이니셔티브 확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2018 HERO for symbiosis Project 추진··· 4U 복합소재·R&D 천연물 신물질 개발 박차

KIST가 2022년까지 5년간 18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HERO for symbiosis project(상호 협력 프로젝트)' 사업은 ICBM 생활환경에서 인간과 함께 동반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능 로봇 아바타를 개발하고,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연구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정부의 9대 국가전략프로젝트 성장동력 확보의 일환으로, AI·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이 포함된 플랫폼 및 콘텐츠 개발 사업이다.

이 원장은 "4차 산업혁명은 이제 막 시작되는 시점으로, AI 로봇기술과 지능형 칩 기술 등은 아직 시장 초기단계"라며 "주도적인 시장 지배자가 아직은 부재하며 산업구조와 사회변화에 따른 시장 성장성이 매우 높은 분야이므로, 조속한 기술개발을 통한 선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이 원장은 HERO for symbiosis project를 가동해 △ICBM 플랫폼과 연계된 로봇플랫폼 기술 개발 △ICBM 기반 문맥 인식(context-aware) AI 기술 개발 △다양한 생체신호 기반 인간·로봇 바이오인터페이스(Bio-interface) 기술 개발 △동반서비스를 위한 라이프 로깅(life logging) △VR·AR 기술 개발 등 다양한 관련 기술 실증을 위한 연구 플랫폼을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원장은 "KIST는 1990년대부터 로봇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시작해 NBIC(나노, 바이오, 정보통신 및 인지과학 기술 융합)를 통한 혁신적 원천기술 확보로 국내 로봇 기술 연구를 선도해왔다"면서 "로봇과 AI, 뇌과학 및 정보통신기술(ICT)이 융복합된 첨단 원천기술 기반 플랫폼을 개발함으로써 융합 플랫폼에서의 수월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KIST는 2011년 뇌과학연구소를 설립, 알츠하이머 치매 조기진단 신기술을 일진그룹에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전된 기술이 성공적으로 상용화될 경우 최대 3300억원의 기술료 수입은 물론, 세계 치매 조기진단 신규시장 선점과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는 호평이 이어졌다.

이 원장은 "향후 3년간 4U 복합소재(초경량·초강도·초열·전기전도도) 개발, R&D 천연물 신물질 개발 등 미래 혁신기술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4U 복합소재 개발사업은 2022년까지 초경량·다기능 소재를 개발해 우주·국방분야 시장을 선점하고 국내산업 경쟁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이다. R&D 천연물 신물질 개발 사업도 2021년까지 천연물 내 신(新)기능성 물질 발굴을 골자로 한다.

그는 "우수 극성(초경량·초강도 등)을 갖춘 소재 원천기술 개발을 통해 신소재 기반의 다(多)산업 스핀오프로 산업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서 "이와 함께 광제어 기술을 통한 천연물 신물질 개발로 관련 산업기술을 선도하고, 광반응 천연물질 활용을 통한 질병치료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 같은 연구를 통해 인공지능·바이오·로봇 원천요소기술을 확보하고,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대비해 삶의 질을 향상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산업경제 측면에서도 플랫폼 기술 및 핵심 기술 확보에 따른 신산업 생태계 구축으로 장기·저성장의 뉴노멀 시대 글로벌 리더십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기 3년간 개방형 융합연구사업 대폭 확대··· 미래 50년, 글로벌 연구소로 도약

이 원장은 2014년 취임 이후 3년간 개방형 융합연구사업(ORP)을 대폭 개편하고 대학과 상호 보완적인 연구역량 결집에 주력해왔다. 대표적인 주요 사업으로 고령화에 따른 치매 조기진단, 양자컴퓨터 개발, 나노신경망 모사 기술 연구 등 미래선도형 연구사업에 착수해 왔다.

그는 "양자기술의 세계시장 규모는 3조6826억원으로 연간 10.4% 성장하고 있으며 나노신경망 모사 인공지능체계 세계 시장규모도 연평균 20.1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미래 유망산업 분야"라며 "해당 기술 선점이 우리나라의 미래 50년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양자컴퓨팅과 나노신경망 모사 기술 개발을 위해 개방형 융합연구 형태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IST가 연구비를 확보해 배정하고 외부 전문가를 연구책임자로 선정하는 방식의 국내외 '드림팀'을 구성한 것. 또한 다원물질융합연구소를 차세대반도체연구소로 재편하고, 로봇∙미디어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조직을 임무중심으로 확대∙개편한 바 있다.

그는 "국내외 최고전문가로 연구팀을 구성, 해당분야 세계 최고수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ORP 연구사업은 이제 KIST의 브랜드가 됐다"면서 "향후 새롭게 시작하는 대형 연구사업 대부분도 개방·융합을 전제로 기획·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KIST가 반세기를 맞이한 시점에, 향후 50년 뒤에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는 연구소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지의 영역 개발을 통한 미래사회 준비, 국가 R&D 구심체로서의 역할 수행 등 대한민국이 과학 강국으로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KIST가 또 한번 도약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1966년 우리나라 최초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설립된 KIST는 지난 반세기 국가 산업발전에 씨앗이 되는 수많은 성과를 창출해 왔다"면서 "이제는 '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소'에서 '미래 희망을 밝히는 연구소'로 도약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2066, Beyond M.I.R.C.L.E.'이라는 슬로건 아래 대한민국의 미래 준비를 위한 연구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MIRACLE'은 △차세대 소재·소자 시대 개척(Material) △포스트 디지털 시대 선도(Information) △미래형 인간·로봇 공존사회 구현(Robotics) △미래농업혁명 주도(Agriculture) △포스트 기후변화체제 주도(Carbon) △초고령화 시대 바이오·의료 선도(Life) △지속 가능한 녹색도시 구현(Environment) 등을 의미한다.

그는 "최근 베트남 정부 요청으로 진행 중인 V-KIST사업 등을 통해 KIST 발전 노하우를 개도국에 전파해 나가고 있다"면서 "이제 과학기술에서 2등은 의미가 없는 시대로, 글로벌 톱 수준의 도전적 연구수행으로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 원장은 올해 미래영역 도전을 위해 KIST·대학 간 협력사업 본격화에 나설 방침이다. 그는 "KIST는 지난해 KIST·대학 조인트 리서치 랩을 서울대, KAIST, POSTECH 등에 설치한 바 있다"며 "이와 함께 바이오닉스, 인공광합성, 인공시각 등 향후 3년간 미래혁신기술에 연구역량을 결집시키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원장은 현 정부 R&D 컨트롤타워인 과학기술혁신본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는 한편,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과기혁신본부가 수행할 △자율적·창의적 R&D 지원체계 혁신 △4차 산업혁명 대비를 위한 플랫폼·소프트웨어 강화 △젊은 연구자들에 대한 기회·처우 강화 등에 공감하면서 과기계의 자율성과 권한이 확대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정부는 우수 과학자들이 각자의 능력을 100% 발휘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지원해야 한다"면서 "지난 참여정부 때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국가 R&D의 장기적·전략적 육성, 융·복합화에 따른 효율적 자원배분 및 부처 간 조정기능을 강화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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