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금융소비자의 해외카드이용 비율은 비자카드가 55.5%로 독보적이었다. 그 뒤를 마스터카드 33.4%, 아멕스 5% 등이 이었다.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는 비자카드의 수수료율 인상 등 무리한 요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카드사들은 완강히 거부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이에 국내 카드업계에서는 유니온페이나 JCB인터내셔널 같은 하위권 네트워크사 점유율을 높이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특정 네트워크사의 독주를 견제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하위권 업체들의 비율을 높여 비자 등을 견제하는 전략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많다.
비자카드의 수수료 인상이 다른 네트워크사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니온페이는 올해부터 면제 혜택을 끝내고 수수료율도 0.6%에서 0.8%로 0.2%포인트 올리겠다고 밝혔다. 유니온페이는 지난해까지 해외 결제 수수료(0.6%)를 면제해왔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카드사들의 전략은 수정되고 있다. 해외 카드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수수료를 최대한 아끼겠다는 계획이다. 자체 브랜드를 만든다는 점도 또다른 장점이다.
해외결제망 구축에 가장 적극적은 곳은 BC카드다. BC카드는 지난 2011년 미국 디스커버 등과 제휴를 맺고 국제결제수수료가 없는 BC글로벌카드를 출시했다. 출시 5년차인 현재 미국, 중국, 일본, 싱가폴, 호주 등 103개국에서 사용가능하며 890만장의 카드가 발급됐다.
최근에는 인도 NPCI와 상호 네트워크 제휴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NPCI는 인도 중앙은행이 2008년에 설립한 지불결제기관으로 자국 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거래, 카드업무 등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번 MOU를 통해 비씨카드의 한국내 전용 카드로 인도 내에서 결제가 가능해졌다.
신한카드도 일본 국제브랜드인 JCB와 제휴를 맺고 JCB해외네트워크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유어스’카드를 2010년 내놨다. 7년 동안 420만장 정도의 카드가 발급됐고, 해외가맹점 2870곳에서 결제가 가능하다.
KB국민카드가 2012년부터 발급하기 시작한 유니온페이 브랜드 카드도 최근 300만장을 돌파했다.
특히 KB국민카드는 지난 2014년부터 JCB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추가 연회비 부담 없이 해외에서도 결제가 가능한 고유 브랜드 ‘케이월드(K-World)’를 선보이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카드사들이 비자를 따라잡기엔 돈도, 시간도 부족하다”며 “다만 글로벌 카드사와의 제휴 확대 등으로 탈비자를 선언한 카드사들이 늘고 있어 향후 10년 뒤에는 상황이 어떻게 변할 지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