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31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6월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14개월째다. 그 동안 총 12번의 금통위가 열렸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가 지난 6월부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고, 금통위는 지난달 '완화적 통화정책의 재조명'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달 북핵 리스크가 부상하면서 금리 인상은 멀어졌다.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7개월 만에 하락하고, 최근 주가 또한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세계 경제의 긴축 흐름이 주춤하고, 미국의 금리 인상이 지연될 것이란 전망도 한은의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지난 주말 잭슨홀 미팅에서 금리와 관련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예상보다 둔화된 물가상승률이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시장은 연내 미국의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이에 국내 기준금리도 올해를 넘겨 인상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주요 투자은행 9곳 중 7곳은 내년 상반기에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추경 지원과 집값을 잡기 위한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가 미칠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선진국의 속도 조절도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다만 이 총재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연내 한 차례 금리 인상을 시도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완화 기조 장기화시 금융 불균형 심화'로 인상 시그널을 재확인했다"며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으로 10월 금통위 수정경제전망 확인이 필요하고, 대출 증가율 둔화가 가시화되는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