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를 위한 내부 단합의 길도 모색한다. 이 과정에서 보수야당의 통합에 대한 얘기가 나올지 주목된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이번 주부터 일제히 연찬회를 개최한다.
이날부터 이틀간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 연수원에서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진행하는 한국당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
바른정당은 오는 31일 파주에서 당일치기 연찬회를 진행하며, 민주당은 25일부터 1박2일간 충남 조치원 홍익대학교 국제연수원에서 정기국회 대비 의원 워크숍을 열 예정이다. 민주당 행사에는 국무위원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정부와 청와대 인사까지 모두 모인다.
연찬회는 해마다 열리는 연례행사다. 그러나 이번 연찬회는 새 정부 출범 후 첫 정기국회를 앞두고 열린다는 점에서 한층 중요한 자리다.
현재로선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초고소득자 증세 정책 등 내년도 예산안 심의,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및 8·2 부동산 대책,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등이 주요 논의 대상이다.
민주당은 정기국회 대응과 함께 문재인정부 5개년 계획, 국정과제 진행을 위한 각 상임위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정·청 소통을 위해 김동연 경제부총리, 조명균 통일부장관, 김수현 사회수석비서관 등이 각각 정책설명에 나서는 시간도 잡혀 있다. 다음날 의원들은 일제히 청와대로 이동,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 간담회를 갖는다.
지방선거 전까지 도약의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보수 야당으로서는 이번 연찬회를 통해 내부 결속에도 힘쓸 것으로 보인다. 꾸준히 거론되는 한국당과 바른정당 통합에 대한 얘기가 나올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한국당은 이날 류석춘 당 혁신위원장이 연찬회에 참석, 당 혁신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토론을 벌였다. 최근 홍 대표의 주도로 혁신위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여부를 공식 논의키로 하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편으로는 박 전 대통령의 거취 등 인적청산이 바른정당과 통합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내에선 고민이 깊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연찬회에서 "한국당이 부활할 수 있는지 다시 침몰할 수밖에 없는지 기로에 있다"며 "보수우파 진영이 붕괴되고 분열하고, 국민들로부터 외면받는 상황에서 다시 일어서려면 결집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의 핵심 인사인 김무성 의원이 한국당 정진석 의원과 손잡고 '열린 토론 미래'라는 이름의 정책연대 모임을 발족한 것도 이러한 논의를 촉발하는 불씨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을 포함해 야3당 간 정책공조를 통한 문재인 정부의 일방적인 개혁을 저지한다는 것이 모임 결성의 표면적 취지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연대가 통합을 향한 야권 재편 논의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당장 바른정당의 지도부는 이에 명확히 선을 긋고 있다. 이혜훈 대표는 이날 부산에서` 진행한 '여성단체장 간담회'에서 "어떤 분들이 통합 어쩌고 얘기하는데, 귓등으로도 듣지 말라"라며 "자기들(한국당)이 불안해서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하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이번 연찬회에서 바른정당은 출범 2달을 맞는 지도부에 대한 내부 평가 등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