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낚시 리얼 체험기] 22.5m×2.5m 스크린에 펼쳐진 제주 앞바다..도심속 '힐링' 낚다

2017-08-2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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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세는 스크린 스포츠다. 인기몰이를 하는 스크린 골프나 야구는 평일 저녁 시간 예약을 하지 않으면 발을 디딜 수도 없다. 기자에게도 스크린 스포츠는 생활의 활력소로 자리 잡았다. 최근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 바다낚시를 스크린에서 즐길 수 있다고? 스크린 스포츠에 대한 확고한 신뢰는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이건 신세계다. 일단 무조건 체험을 해야 해.’ 스크린골프 ‘싱글’, 스크린야구 ‘슬러거’인 기자는 대어를 낚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어깨에 싣고 곧바로 스크린낚시를 경험하기 위해 달려갔다.
 

[골프존뉴딘그룹 계열사 뉴딘플렉스가 개발한 스크린낚시 브랜드 '피싱조이'의 신천직영점에서 이용객들이 낚시를 즐기고 있다. /사진=뉴딘플렉스 제공]


최근 서울 송파구에 오픈한 ‘피싱조이(FishingJOY)’ 신천직영점. 국내 유일의 스크린낚시터다. 스크린낚시 시스템 개발사이자 골프존뉴딘그룹의 계열사인 뉴딘플렉스가 내놓은 스크린 레저스포츠다. 기자가 찾은 건 평일인 지난 22일 오후 2시.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 직원들이 새 단장을 하고 시스템 업데이트를 하느라 시끌벅적했다.

신천 먹자골목의 오래된 건물 4층. 사실 큰 기대가 되진 않았다. ‘그냥 낚인 거 아냐?’ 하지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펼쳐진 신세계는 기자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직감하게 했다. 앞에 파노라마 형식으로 넓게 펼쳐진 것은 제주 최남단 마라도 앞바다였다. 방파제 아래로 파도가 넘실대고 갈매기가 연신 끼룩거리며 바다를 날고 있었다. 멀리 수평선 석양의 노을을 따라 고기잡이배가 불빛을 깜박거리며 반겼다. 파도와 갈매기 소리의 리얼한 5.1 서라운드 사운드는 실제로 바다에 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왼쪽 벽면에는 홀로그램을 이용한 아쿠아리움을 구현했고, 오른쪽 벽면에서는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대형 터치스크린으로 다양한 어종의 물고기들이 헤엄을 치고 있었다. 생생한 시각적, 청각적 만족도는 기대 이상이었다. 사실적 표현을 위해 드론을 띄워 촬영한 마라도 앞바다를 3D 그래픽으로 재현했고, 이를 5개의 프로젝트를 가동해 연결함으로써 가로 22.5m, 높이 2.5m의 파노라마 스크린에 옮겼다. 동시에 15개의 좌대에서 30명이 이용하는게 가능하다. 제주 마라도와 남해 욕지도 등 낚시터를 선택할 수 있고, 출조지의 새벽, 오후, 노을, 밤 등의 시간대별 설정도 가능하다. 좌대 3개가 비치된 조용한 공간의 룸도 마련돼 있다.

또 탁 트인 공간에 펍(Pub)이 마련돼 있었다. 젊은 감각의 조명에 음악이 흘러나왔다. 바다와 어우러진 환상적인 조합. 시원한 음료와 맥주, 피자, 새우, 오징어, 감자튀김 등을 곁들일 수 있다. 맥주로 이끌리는 마음을 다잡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한 뒤 본격적인 낚시 준비에 들어갔다.
 

석양이 지는 제주 마라도 앞바다를 바라보며 스크린낚시를 즐기는 이용객들. [사진=서민교 기자]

기자는 낚시 문외한이다. 흑산도 앞바다 방파제 위에서 줄낚시로 우럭을 잡은 것이 기분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는 정도다. 전문성 없이 도전하기 쉽지 않은 것이 낚시다. 갖출 장비도 많고 물고기를 낚을 것이라는 확신도 없다. 바다낚시를 떠나려면 최소 1박2일을 잡아야 하는 시간적 제약도 마음에 걸린다. 바쁜 직장인이라면 엄두도 내기 힘들다.

그러나 스크린낚시는 준비도 필요 없었다. 초등학생도 조작이 가능할 정도로 간단했다. 좌대에 앉아 낚싯대를 든다. 낚싯대에 있는 선택 버튼으로 게임 방식을 설정하고 단계별로 낚을 수 있는 어종을 고른다. 그리고 낚싯대를 들어 던지는 캐스팅을 하면 된다. 기자는 평소 좋아하던 삼치를 선택했고, 표적을 향해 힘껏 캐스팅했다.

뉴딘플렉스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하드웨어를 이용해 낚시꾼들과 전문가의 조언을 바탕으로 릴낚시의 묘미인 손맛을 느낄 수 있도록 구현했다. 물고기 종류에 따라 각각 다른 입질의 느낌을 모터 움직임을 통해 표현해냈다. 여기에 물고기를 잡을 때 발생하는 상황에 맞는 다양한 액션이 더해져 낚시를 처음 접하는 사람부터 기존의 낚시 애호가들까지 낚시 특유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30초 남짓 지나자 첫 입질이 왔다. 느낌이 좋다. 곧바로 낚아채는 후킹에 이어 릴을 감는 파이팅으로 랜딩까지 성공했다. 길이 58cm, 무게 1781g의 조피볼락이 낚였다. 익숙한데 낯선 이름의 이 물고기는 기자가 평소 알고 있던 우럭이었다. 손맛을 느끼자 욕심이 났다. 이후 전갱이, 해삼, 망상어를 낚은 뒤 드디어 삼치도 잡았다. 옆 사람을 보니 참돔을 낚고 환호한다. 경쟁 심리의 발동. 매장 대어 이벤트가 열리자 스크린 화면에 순위도 표시된다. 초대형 어종으로는 까치상어까지 있다는데 아직은 실력 부족. 뉴딘플렉스 송지헌 대표이사도 까치상어를 한 번 만나 15분간 파이팅을 펼치며 진땀을 뺐으나 결국 낚싯줄을 끊고 도망갔다고. 도전해 보고 싶은 쉽지 않은 녀석이다.

결론적으로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스크린에 펼쳐진 도심 속의 힐링 바다낚시’라고 말하고 싶다. 피싱(Fishing)과 조이(Joy)의 합성어 그대로 바다의 환경을 담은 낚시 체험을 하면서 여유와 손맛을 느끼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직장인, 친구들은 물론 가족이나 연인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편의성과 안전성, 재미 요소를 모두 충족시켰다. 

생소했던 스크린낚시 체험은 신선했고, 또 오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날 저녁 20년지기 친구들에게 스크린낚시 동영상 메시지를 보내며 맥주 한 잔에 까치상어를 잡자고 했고, 아내와 두 딸에게 바다낚시(?)를 하러 가자고 큰소리를 쳤으니 꽤 흥미로웠던 것이 분명하다.
 

뉴딘플렉스 박영호 총괄매니저. [사진=서민교 기자]

뉴딘플렉스 박영호 총괄매니저는 “골프존에서 골프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한계성을 느껴 VR 관련 원천 기술을 통해 지난해 스크린야구를 오픈했고, 올해 스크린낚시를 론칭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룸 타입이었지만, 낚시라는 특성상 탁 트인 공간이 더 현실성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파노라마 형태로 변경해 오픈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총괄매니저는 “전자 릴, 물고기의 속도감이나 방향성, 무게, 파도를 읽는 센서, 전자 브레이크 등을 통해 현실감을 극대화했다. 프로 낚시꾼도 즐길 수 있지만, 낚시를 체험해 보지 못한 젊은 층을 타깃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낚시의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추후 앱을 통해 내가 잡은 물고기를 아쿠아리움에 보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고, 다양한 어종과 릴낚시 외에 루어낚시, 원투낚시 등 다양한 낚시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골프존 카운티 성공 사례를 만들었던 뉴딘플렉스 송지헌 대표이사는 황무지였던 스크린낚시를 개척해 새로운 스크린 레저·스포츠의 성공신화를 꿈꾸고 있다. 송 대표이사는 “전문적으로 낚시 자체를 즐기는 분들도 도심 속에서 힐링의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했고, 낚시 경험이 없는 사람들도 손쉽게 낚시를 배우고 즐길 수 있어 국내 낚시 산업에 긍정적 이미지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며 “지금은 1.0버전 단계에 불과하지만, 스크린골프처럼 계속된 업그레이드 버전을 통해 국내는 물론 낚시 인구가 많은 일본과 중국 등 해외시장에도 수출할 계획”이라고 청사진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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