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송파구에 오픈한 ‘피싱조이(FishingJOY)’ 신천직영점. 국내 유일의 스크린낚시터다. 스크린낚시 시스템 개발사이자 골프존뉴딘그룹의 계열사인 뉴딘플렉스가 내놓은 스크린 레저스포츠다. 기자가 찾은 건 평일인 지난 22일 오후 2시.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 직원들이 새 단장을 하고 시스템 업데이트를 하느라 시끌벅적했다.
신천 먹자골목의 오래된 건물 4층. 사실 큰 기대가 되진 않았다. ‘그냥 낚인 거 아냐?’ 하지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펼쳐진 신세계는 기자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직감하게 했다. 앞에 파노라마 형식으로 넓게 펼쳐진 것은 제주 최남단 마라도 앞바다였다. 방파제 아래로 파도가 넘실대고 갈매기가 연신 끼룩거리며 바다를 날고 있었다. 멀리 수평선 석양의 노을을 따라 고기잡이배가 불빛을 깜박거리며 반겼다. 파도와 갈매기 소리의 리얼한 5.1 서라운드 사운드는 실제로 바다에 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왼쪽 벽면에는 홀로그램을 이용한 아쿠아리움을 구현했고, 오른쪽 벽면에서는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대형 터치스크린으로 다양한 어종의 물고기들이 헤엄을 치고 있었다. 생생한 시각적, 청각적 만족도는 기대 이상이었다. 사실적 표현을 위해 드론을 띄워 촬영한 마라도 앞바다를 3D 그래픽으로 재현했고, 이를 5개의 프로젝트를 가동해 연결함으로써 가로 22.5m, 높이 2.5m의 파노라마 스크린에 옮겼다. 동시에 15개의 좌대에서 30명이 이용하는게 가능하다. 제주 마라도와 남해 욕지도 등 낚시터를 선택할 수 있고, 출조지의 새벽, 오후, 노을, 밤 등의 시간대별 설정도 가능하다. 좌대 3개가 비치된 조용한 공간의 룸도 마련돼 있다.
그러나 스크린낚시는 준비도 필요 없었다. 초등학생도 조작이 가능할 정도로 간단했다. 좌대에 앉아 낚싯대를 든다. 낚싯대에 있는 선택 버튼으로 게임 방식을 설정하고 단계별로 낚을 수 있는 어종을 고른다. 그리고 낚싯대를 들어 던지는 캐스팅을 하면 된다. 기자는 평소 좋아하던 삼치를 선택했고, 표적을 향해 힘껏 캐스팅했다.
뉴딘플렉스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하드웨어를 이용해 낚시꾼들과 전문가의 조언을 바탕으로 릴낚시의 묘미인 손맛을 느낄 수 있도록 구현했다. 물고기 종류에 따라 각각 다른 입질의 느낌을 모터 움직임을 통해 표현해냈다. 여기에 물고기를 잡을 때 발생하는 상황에 맞는 다양한 액션이 더해져 낚시를 처음 접하는 사람부터 기존의 낚시 애호가들까지 낚시 특유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30초 남짓 지나자 첫 입질이 왔다. 느낌이 좋다. 곧바로 낚아채는 후킹에 이어 릴을 감는 파이팅으로 랜딩까지 성공했다. 길이 58cm, 무게 1781g의 조피볼락이 낚였다. 익숙한데 낯선 이름의 이 물고기는 기자가 평소 알고 있던 우럭이었다. 손맛을 느끼자 욕심이 났다. 이후 전갱이, 해삼, 망상어를 낚은 뒤 드디어 삼치도 잡았다. 옆 사람을 보니 참돔을 낚고 환호한다. 경쟁 심리의 발동. 매장 대어 이벤트가 열리자 스크린 화면에 순위도 표시된다. 초대형 어종으로는 까치상어까지 있다는데 아직은 실력 부족. 뉴딘플렉스 송지헌 대표이사도 까치상어를 한 번 만나 15분간 파이팅을 펼치며 진땀을 뺐으나 결국 낚싯줄을 끊고 도망갔다고. 도전해 보고 싶은 쉽지 않은 녀석이다.
결론적으로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스크린에 펼쳐진 도심 속의 힐링 바다낚시’라고 말하고 싶다. 피싱(Fishing)과 조이(Joy)의 합성어 그대로 바다의 환경을 담은 낚시 체험을 하면서 여유와 손맛을 느끼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직장인, 친구들은 물론 가족이나 연인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편의성과 안전성, 재미 요소를 모두 충족시켰다.
생소했던 스크린낚시 체험은 신선했고, 또 오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날 저녁 20년지기 친구들에게 스크린낚시 동영상 메시지를 보내며 맥주 한 잔에 까치상어를 잡자고 했고, 아내와 두 딸에게 바다낚시(?)를 하러 가자고 큰소리를 쳤으니 꽤 흥미로웠던 것이 분명하다.
이어 박 총괄매니저는 “전자 릴, 물고기의 속도감이나 방향성, 무게, 파도를 읽는 센서, 전자 브레이크 등을 통해 현실감을 극대화했다. 프로 낚시꾼도 즐길 수 있지만, 낚시를 체험해 보지 못한 젊은 층을 타깃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낚시의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추후 앱을 통해 내가 잡은 물고기를 아쿠아리움에 보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고, 다양한 어종과 릴낚시 외에 루어낚시, 원투낚시 등 다양한 낚시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골프존 카운티 성공 사례를 만들었던 뉴딘플렉스 송지헌 대표이사는 황무지였던 스크린낚시를 개척해 새로운 스크린 레저·스포츠의 성공신화를 꿈꾸고 있다. 송 대표이사는 “전문적으로 낚시 자체를 즐기는 분들도 도심 속에서 힐링의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했고, 낚시 경험이 없는 사람들도 손쉽게 낚시를 배우고 즐길 수 있어 국내 낚시 산업에 긍정적 이미지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며 “지금은 1.0버전 단계에 불과하지만, 스크린골프처럼 계속된 업그레이드 버전을 통해 국내는 물론 낚시 인구가 많은 일본과 중국 등 해외시장에도 수출할 계획”이라고 청사진을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