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사이트] 진화의 방향

2017-08-24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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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희 지모비코리아 대표. [사진=지모비코리아 제공]


빠르게 발전해 가는 디지털 문명을 보면서 인류의 잠재력에 무한함을 느끼는 한편 위기의식도 가지게 된다. 발전의 속도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가에 대한 위기의식이다.

삶의 환경이 편리해졌다는 것은 문명이 그 질의 향상을 위해 기여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하려고 발명된 도구가 진화를 거듭하면서 우리 삶 자체를 지배하는 환경으로 변모하고 있다. 그것은 인간이 만든 문명의 역설이다.
일례로 우리는 지금 스마트폰 없이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가 없다. 아예 살 수가 없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일상적인 소지품이라는 개념을 넘어서 사회와 나를 이어주는 소통의 매개로서 대부분 개인 삶의 일부가 됐다. 일부 사람들은 하루 식사를 거르는 것보다 스마트폰이 없어 한나절 세상과의 소통으로부터 단절되는 일을 더 두려워하기도 한다. 그만큼 우리 삶이 스마트 기기에 의존해 가고 있다.

의존하고 공생하는 것은 좋으나, 스마트 기기가 펼쳐 보이는 인터넷 세계의 역기능 또한 만만치 않다. 무분별한 정보가 사람들의 판단력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개인들은 제대로 된 정보인지 파악하기 위해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즉, 기회비용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정보가 통제되는 사회도 문제이지만, 무분별하게 넘쳐나는 사회도 고민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검색의 지침 역할을 하는 빅데이터 시스템이 개발됐다. 인공지능(AI)이 개인의 검색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시대로 한 발 더 진보하고 있다.

자원과 시간의 낭비를 줄이고 필요한 것을 효율적으로 쓰는 일, 그것이 지금 디지털 문명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이기도 하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공유경제 등이 표방하는 새로운 시대의 도래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Uber) 택시와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Airbnb), 중국의 차량 공유 서비스인 ‘디디추싱’ 등은 수억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공유경제의 가장 성공적인 모델이다.

애플 아이폰의 위대한 점은 인터넷 세상을 우리 실생활에 보다 가깝게 끌어낸 것이다. 앱 서비스 등이 발전하면서 우리가 늘 지니고 다니는 스마트폰이 모든 산업과 연결되게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은 자기가 만들어낸 도구를 돌아보며 끊임없이 이상적인 형태로 갈고 다듬어간다. 정보의 바다를 어떻게 유용하게 활용할지 고민하다 빅데이터 산업이 등장했고, 인터넷이란 네트워크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다 아이폰이 등장했다.

애플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는 참선을 즐겼다고 한다. 그가 동양적인 선에 매료된 것은 사물의 본질에 접근하는 통찰력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다.

주변에 있는 스마트 기기, 서비스 등 우리가 다시금 새롭게 다듬어 재창조할 수 있는 것은 없는지 돌아보도록 하자. 다만 그것을 돌아볼 적에 먼저 살펴봐야 할 게 있다. 이 문명이 진화하는 방향에 나는 어떤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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