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종합 규제 대책을 담은 8·2대책에 문재인 대통령이 추가 대책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부동산 시장은 매매·전세·청약은 물론 오피스텔 등 수익형 상품까지 수요가 눈에 띄게 위축되고 있다. 특히 시세 상승을 견인했던 강남의 경우 재건축에 대한 투자수요가 급격히 빠지면서 시세가 마이너스 상승률로 전환됐다. 재건축 이주 수요가 몰린 강남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전·월세 시장도 단기적으로는 시세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 청약시장은 실수요자 중심의 재편 양상이 뚜렷하다. 오피스텔도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수익형 부동산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 강남 재건축 2주 연속 하락··· 투기과열지구 제외 분당 상승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에서도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단지 내 상가 G중개업소 대표는 “전용 76㎡의 호가도 3000만~4000만원 떨어졌다”며 “얼마나 떨어진 급매물이 있는지에 대한 문의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투기과열지구에 포함된 과천은 과천주공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근 S중개업소 대표는 “2단지 공급면적 59㎡의 경우 대책 이전 9억5000만원이었는데 최근 8억6000만원에 거래됐다”고 말했다.
반면 투기과열지구에서 비켜간 1기 신도시는 강남에 진입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눈길을 돌리고 있다. 특히 분당은 0.16% 오르며 서울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였다.
분당 대표 리모델링 단지인 정자동 한솔주공5단지는 지난달 안전성 검토 자문회의에서 최종 심의를 통과하면서 문의가 부쩍 늘었다.
인근 M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고 매맷값 3억7000만원인 공급 61㎡의 경우 호가가 1000만~2000만원 상승했다. 실제 거래는 500만~1000만원 정도 오른 선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 전세도 보합세··· 재건축 이주 시작한 단지 전세 품귀
전세 시장도 빠르게 냉각되는 추세다. 대책 직후인 이달 4일 0.09%에 달했던 서울 전세가격 변동률은 11일 0.06%, 18일 0.04%로 빠른 속도로 보합세에 수렴하고 있다.
경기·인천 지역도 전주 대비 0.01%포인트 하락하며 보합세를 기록했다. 특히 과천은 -0.08%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과천주공 인근 Y중개업소 대표는 "작년 3월부터 4개 단지, 5000여 가구가 이주했다"며 "대책의 직격탄을 맞아 모든 거래가 멈췄다. 4단지 공급 74㎡는 5억1000만원이었던 전셋값이 4억원대로, 5단지 공급 125㎡는 최고 8억원이었던 전셋값이 6억원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현재 이주가 진행 중인 둔촌주공(총 5930가구) 영향으로 강동구는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인근 S중개업소 대표는 “고덕리엔파크 1·2·3단지의 경우 전용 84㎡가 1000만원가량 상승해 현재 4억7000만~4억9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며 “다만 매물량은 대책 전보다는 다소 감소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1기 신도시에서는 분당(0.07%)의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리모델링을 앞두고 있는 한솔주공5단지 주민들의 이주 수요가 발생한 가운데 상록마을 우성아파트 전용 84㎡ 전셋값은 5억4000만~6억원 정도에 형성돼 있다.
◆ 오피스텔도 타격 예상··· 청약 시장은 실수요자 중심 재편
이번 대책 이후 수익형 부동산에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전매가 금지되고 인터넷 청약이 도입되는 등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분양이 예정된 오피스텔은 전국에서 총 32개 단지 1만53실에 이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오피스텔의 경우 전매 제한 규제가 내려져 풍선효과를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대책 이후 청약 시장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대책 후 서울에서 첫 분양된 마포구 ‘공덕 SK리더스뷰’는 11일 마감 결과 평균 3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마포구는 투기지구에 포함됐지만, 실수요자가 풍부해 높은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같은 날 경기 남양주시 호평동과 인천 연수구 동춘동에서 각각 모델하우스를 오픈한 ‘두산 알프하임’과 ‘서해그랑블 3단지’ 아파트는 평균 약 0.6대1의 경쟁률을 보여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