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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문선 대우건설 신임 대표이사.
박창민 전 사장의 사임으로 대우건설 수장 자리에 송문선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오른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대우건설은 지난 16일 송 CFO가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고 공시했다. 송 신임 대표는 1987년 KDB산업은행에 입행한 이래 투자금융부문장 부행장, 기업금융부문장 부행장, 경영관리부문장 부행장 등을 역임한 전형적인 '산은맨'이다.
특히 최근 최순실씨의 사장 인선 개입설로 불거진 'CEO 리스크'도 당사자인 박창민 전 사장이 물러남에 따라 일단락된 상태다. 대우건설은 이 문제로 최근 1개월여 간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엄밀히 말해 송문선 CFO의 사장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것이다. 사장 공석은 그대로 유지된다"면서 "송 신임 대표가 대우건설에 산적한 매각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라 판단하고 있다. 송 대표는 대우건설의 매각이 완료되는 시기까지는 계속 사장대행 업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대우건설 노조) 관계자도 "이번 송 대표 선임은 무슨 일이 있어도 대우건설을 반드시 매각하겠다는 산은의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산은이 CEO 리스크 해소를 명분으로 대우건설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산은맨인 송 대표를 무혈입성시켰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비록 대행 체제라는 단서가 달려있긴 해도 사실상 대우건설의 컨트롤 타워가 산은으로 공식화됐다는 것이다.
한 M&A(인수합병) 전문가는 "대우건설 입장에서는 굉장히 공교로운 시점에 송문선 대표가 선임됐다. 이번 선임으로 산은은 최근 매각 걸림돌로 작용했던 CEO 리스크를 제거하고, 매각 작업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며 "특히 송 대표가 직무를 대행하는 입장이어서, 대우 내부에서 섣부르게 반대 논리를 펼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재미 있는 것은 송 신임 대표가 대우건설 역대 두 번째 외부출신 수장이라는 점이다. 지난 번 박창민 전 사장이 극렬한 반대에 부딪힌 것과는 다르게, 매각이라는 특수성이 결합돼 송 대표는 잡음 없이 안착하는 분위기"라며 "다만 매각 카드가 무산될 경우 건설 이해도가 높지 않은 송 대표와 노조 측과의 대립 가능성은 얼마든지 커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대우건설 노조 측은 일단 송 대표의 움직임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산은 측이 주장하는 대로 연내 매각은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노조 관계자는 "일단 송 신임 대표가 대우건설에 대해 어떤 비전과 매각 전략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봐야 할 것 같다"며 "그 이전까지는 우리 노조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기는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산은 측이 PEF(사모투자펀드) 만기 도래로 오는 10월 전 매각을 완료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주가 부양, 적정 매수인 확보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다. 무리한 매각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펼쳐나갈 생각"이라며 "대우건설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틀 안에서 매각이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만간 이 부분에 대해 송 대표와 논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