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의혹 KAI에 신평사 잇달아 '경고'

2017-08-1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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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시총 4조원이 넘는 한국항공우주(KAI)가 분식회계 의혹에 이어 실적 악화 장기화가 전망되면서 주요 신용평가사도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하고 나섰다.

17일 나이스신용평가는 KAI에 대해 기업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지만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등재한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영업적자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실적 회복이 지연, 운전자금 부담으로 재무 안정성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는 거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도 검찰 수사 결과가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KAI는 2분기 연결재무 기준으로 383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수리온 납품과 관련해 1000억원에 가까운 충당금을 쌓은 것이 이유다.

신용등급 강등을 피하기 위해서는 당장 하반기 흑자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고정비인 판관비 부담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2분기 개별재무 기준 판관비는 5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77% 늘었다. 반기 누적 기준으로도 62% 가까이 불어났다. 운전자본 부담도 커지고 있다.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에서 매입채무를 뺀 운전자본은 상반기 말 8974억원으로 1년 만에 약 16% 늘었다.

앞서 5월 KAI는 3년물(이율 2.042%)과 5년물(2.429%) 회사채를 각각 1000억원씩 총 20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이는 2015년 발행한 회사채를 차환하기 위한 거다. 이율은 2015년 당시 2.869%였으나 최근 더 떨어졌다.

한 증권사 채권담당 관계자는 "등급하향이 이뤄질 경우 낮은 이율로 고위험 채권을 들고 있게 되는 셈"이라며 "채권투자자가 대부분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만큼 불안심리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어음(CP)을 산 투자자도 긴장하고 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6월 말 -938억원으로 1년 전 1조5000억원에 비해 크게 악화됐다. 현금성자산도 같은 기간 반토막이 났다.

반면 회사 측은 보유현금과 영업활동으로 유입되는 자금으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KAI 관계자는 "예금잔고로 4000억원이 있고 달마다 영업활동으로 1000억~3000억원이 입금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종휴 한국기업평가 연구원도 "만기가 도래하는 시점에 예상치 않은 방향으로 사태가 악화된다면 신용등급이 급락할 수 있다"며 "하지만 단기채무에 대한 상환능력이 충분해 당장 문제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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